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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술핵 훈련 1단계 시작…우크라전 핵 위협 고조

입력 | 2024-05-22 10:42:00

이스칸데르·킨잘 미사일 등 동원
벨라루스, 3단계 훈련 중 2단계 합류



ⓒ뉴시스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각) 예고했던 전술핵무기 훈련을 시작했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와 극초음속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킨잘’ 등이 동원됐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명령으로 총참모부 지휘 하에 남부군관구에서 전술핵무기 준비 및 운용을 위한 훈련 1단계가 시작됐다고 발표했다.

성명에 따르면 훈련 일환으로 남부군관구 미사일 편대는 이스칸데르 전술미사일 시스템 운용 준비를 연습하고 있다.

항공우주군 항공부대는 킨잘 미사일을 포함한 항공 무기에 특수 탄약을 장착하고 순찰 지역으로 이동한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은 서방 관리 개개인의 도발적인 발언과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면서 “러시아 국가 영토 보전과 주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 7일 남부군관구 미사일 부대와 공군, 해군이 참여하는 전술 핵무기 시험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훈련은 ‘일상적’인 것이라고 했지만, 이를 공식 발표한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됐다.

실제 러시아는 전술핵 훈련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의 위협에 대응한 조치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재차 발언했고, 데이비드 영국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영국에게 지원 받은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는 내달 우크라이나에 처음 전달될 미국산 F-16 전투기를 ‘핵 운반장치’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이번 훈련엔 러시아 우방국 벨라루스도 참여한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러시아 발표 하루 뒤인 지난 8일 “비전략 핵무기 운반 수단의 전력과 능력에 대한 준비 태세를 시험하라”고 지시했다.

벨라루스는 남쪽으론 우크라이나, 북서쪽으론 폴란드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미국이 오랫동안 동맹국 영토에 해왔던 것과 같이” 자신들도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그해 6월~12월 전술핵 수십기를 배치했다.

러시아의 이번 훈련은 총 3단계로 진행되며, 벨라루스는 2단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전격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훈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가장 분명한 경고”라고 지적했다.

다만 전술핵무기는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도시 전체를 파괴할 수 있는 전략핵무기와 달리 주로 단거리로 전장에서 사용하며 위력이 훨씬 약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