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관련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국시 연기는 있을 수 없는 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 의대 2000명 증원 발표 후 106일 만에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의정갈등 대응 방안을 밝혔다.
전국 16곳 대학 의과대학이 개강한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조 장관은 올 9월부터 예정된 국시를 연기해 달라는 일부 대학의 건의에 대해선 “의대생들이 지금이라도 복귀하면 국시 일정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며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도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국시 연기는 있을 수 없다”며 “지난해 시험을 떨어진 분들도 있고 소수지만 수업을 듣는 이들도 있는데 이들을 위해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박 차관은 “2020년처럼 추가 시험으로 구제를 할 것인지는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박 차관은 이어 이날 게재된 본보의 전공의 실명 인터뷰를 거론하며 “문제의 본질은 전공의가 근무지를 떠나고 해결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이라며 “환자를 생각할 때 마음이 무겁다면 한시라도 빨리 복귀해 달라. 복귀하면 불이익을 최소화하겠다”고도 했다. 또 “ 복귀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있다”며 “그 분들이 마음 편하게 동료 눈치보지 않고 돌아올 수 있도록 여건과 분위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전공의 이탈 장기화에 따라 군의관 120명을 추가로 대형병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대형병원 등에는 군의관 및 공중보건의 총 547명이 근무하게 된다. 정부는 당분간 이들의 근무 기간을 연장하거나 새 인력으로 교체하며 인원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의협 “대화할 준비 돼 있다”, 정부 “환영”
의협은 22일 오후 대한의학회,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과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의협과 의대 교수 등은 앞으로 매주 정기적으로 연석회의를 진행하며 단일 의견을 내기로 했다.
성혜영 의협 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료계와 정부는 대화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박 차관은 중대본 브리핑에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환영한다”며 “연락을 취해 구체적인 자리를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다만 의협과 정부는 서로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고 있다. 최창민 전의비 회장은 “의사단체는 정부와 협상할 준비가 어느 정도 돼 있다. 다만 정부가 전제조건을 달아 놓고 우리보고 조건 없이 만나자니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책임이 증원을 기정사실화한 정부에 있다는 것이다. 반면 박 차관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원점 재검토와 같은 비현실적인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의협 내부에선 그 동안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개원의들이 휴진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의협은 2020년에도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2차례 집단휴진을 진행했다. 다만 당시에는 개원의 중 실제 휴진에 참여한 비율은 10∼20% 수준이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