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태양활동관측위성이 14일 촬영한 태양. 플레어 폭발이 실감 나게 포착됐다. 특히 사진 오른쪽 아래에 포착된 플레어는 21년 만에 가장 센 등급(X8.7)으로 기록됐다. NASA 제공
“마치 바로 앞에서 찍은 것 같은데. 위성 카메라 성능 많이 좋아졌네.”
최혁중 사진부 기자
태양을 관측한 사진은 ‘우주 기상 예측’의 시그널로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기상청이 날씨를 예보하듯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우주기상예측센터(SWPC)는 나사로부터 태양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영상과 사진으로 제공받고, ‘지자기 폭풍’이 지구에 미칠 영향을 예측해 ‘우주 예보’(www.swpc.noaa.gov)를 한다. 재난 예보뿐 아니라 일상생활 관련 정보를 주기도 한다. 9일에는 ‘미국 미시간주 전역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예보를 하기도 했다.
태양의 표면 온도는 섭씨 6000도에 달한다. 모든 것이 녹고 불타 없어지는 환경이지만 인류는 보다 정밀한 관찰과 예보를 위해 태양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 사진 촬영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태양을 찍으려고 많은 태양 관측 위성이 활동하고 있는데 미국의 ‘파커’ 태양탐사선이 가장 유명하다. ‘파커’는 태양 표면 600만 km까지 접근에 성공했다. 이는 태양과 지구를 100m라고 볼 때 4m 정도로 매우 가까운 거리다. ‘파커’는 카메라를 보호하기 위해 11.43cm 두께로 최대 섭씨 1650도를 버틸 수 있게 설계된 태양방패 TPS(Thermal Protection System)를 머리 부분에 장착하고 그 뒤에 카메라를 뒀다. 최고 근접거리 촬영 기록은 유럽우주국이 발사한 ‘솔라 오비터’가 갖고 있다. ‘솔라’는 2021년 5월 말에 태양과 7700만 km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에 성공했다. ‘파커’가 ‘솔라’보다 더 가까이 태양에 접근한 기록을 갖고 있지만 이때 임무는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태양풍을 분석하는 게 목적이었다.
미국의 스파이 위성 ‘키홀’은 고도 300km에서 초속 8km 속도로 비행하며 1만3000분의 1초의 셔터 스피드로 사진을 찍는다. 지상에 있는 뉴욕타임스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다고 알려졌지만 가로세로 10cm 정도의 물체를 구분할 수 있어 기사가 아닌 제목 정도 식별이 가능하다.
위성들이 갖고 있는 카메라는 일반 디지털 카메라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디카의 렌즈는 경통 안에 볼록렌즈와 오목렌즈가 여러 장 나열된 구조로 되어 있다. 흔히 ‘대포렌즈’라고 불리는 망원렌즈는 고성능일수록 여러 장의 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그만큼 경통이 길고 무거워져 위성카메라에는 적절치 않다. 위성카메라엔 렌즈 대신 반사경(거울)이 사용된다. 반사경은 렌즈처럼 양면을 사용하지 않고 한쪽 면만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뒷면은 최대한 얇게 깎아내 무게를 줄인다.
우주가 아닌 지구에서도 우주를 관측한다. 경통을 가진 천체망원경에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는 CCD센서를 달아 컴퓨터에 연결해 촬영한다. 일반 DSLR 카메라로도 촬영은 가능하지만 태양의 빛을 거를 수 있는 필터와 망원렌즈가 필요하다.
최혁중 사진부 기자 saji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