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원 30년간 무보수로 일해도 회수 불가능… 벼랑 끝에 선 심정”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사진)이 자구 노력만으로는 경영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며 조속한 가스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22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미수금 규모는 전 직원이 30년간 무보수로 일해도 회수가 불가능해 마치 벼랑 끝에 선 심정”이라며 “극단적 상황을 막고자 모든 수단을 가동하고 있으나 자구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해 안정적 가스 공급을 위해선 조속한 요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스공사의 민수용(주택용, 일반용) 미수금은 올 3월 말 현재 13조5000억 원에 달한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판매 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으로 사실상의 손실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가스공사는 상당 기간 원가보다 싸게 가스를 판매하고 있다. 22일 현재 도시가스 원가보상률은 80% 수준이다. 1억 원어치 가스를 공급하면 2000만 원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최 사장은 가정에서 난방을 하지 않는 여름에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겨울에 사용량이 많은 수요 패턴상 요금 인상으로 인한 국민 체감도는 겨울철에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수요가 적은 여름철에 요금을 인상하고 단계적으로 연착륙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수용 미수금을 1년 만에 모두 회수하려면 가스 요금을 MJ(메가줄)당 약 27원 인상해야 한다.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