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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카톡 9일간 3차례 먹통… 이용자 속 터지는데 “원인은 대외비”

입력 | 2024-05-22 23:24:00

뉴시스


카카오톡이 이달 들어 세 번이나 ‘먹통’이 됐다. 그제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24분까지 54분 동안 일부 사용자의 카카오톡 PC 버전에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없거나 로그인이 되지 않았다. 전날인 20일, 그 일주일 전인 13일에도 각각 6분간 장애가 발생했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의 잦은 오류로 이용자들의 불편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계속되는 문제에도 카카오 측은 정확한 원인을 설명하지 않고 있다. 21일 오류에 대해 카카오는 “내부 시스템 장애에 따른 것”이라고만 밝혔다. 구체적인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대외비”라며 답변을 피하고 있다.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왜 복구가 오래 걸렸는지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있다. 앞서 13일에도 “내부 시스템 작업 중 문제”, 20일에는 “내부 시스템상 오류”라고만 했을 뿐 다른 설명은 없었다.

온라인 서비스 특성상 장애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처럼 자주 일어나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 오류가 잦아졌다. 2018∼2020년 3년간 카카오톡에서 2건의 장애만 발생했는데 2021년엔 5건, 2022년과 지난해 각 3건이 일어났다. 최근 1년만 보면 벌써 6건이다. 2022년 10월엔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등의 서비스가 127시간 30분 동안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카카오톡에 탑재된 기능이 많아지면서 오류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 측은 서비스 안정을 위해 인력과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결과로 증명하지 못하는 숫자는 의미가 없다. 국내 카카오톡 이용자는 4870만 명으로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하지만 카카오는 그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규모 먹통 사태, 시세 조종·분식회계 의혹 등 문제가 터질 때마다 “사회적 책무를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그때뿐이었다. 이번에도 연이은 장애를 사소한 오류로 가볍게 여기고 쉬쉬해선 안 된다.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시스템 전반을 제대로 점검해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거대한 재앙에는 무수한 전조 증상이 있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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