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중앙간부학교 교실 등 걸린 ‘3代 초상화’ 노동신문에 처음 공개 김정은주의 구축 사전작업 분석
김정은 초상화 걸린 중앙간부학교 강의실 평양 금수산지구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강의실 벽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상화가 김일성 김정일 등 선대의 초상화와 함께 걸려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 당 간부학교 준공식에 참석한 소식을 전하며 이 같은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22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상화가 김일성 김정일 등 선대 초상화와 나란히 걸린 사진을 관영 매체를 통해 처음 공개했다. 김 위원장 위상이 선대와 같은 반열에 올랐다는 점을 드러내면서 그에 대한 독자적인 우상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대내 매체 노동신문은 22일 1∼4면에 걸쳐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 금수산지구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에 참석했다면서 여러 장의 사진을 보도했는데 그중엔 교내 혁명사적관 외벽에 김씨 3대의 대형 초상화가 걸린 모습이 담겼다. 김 위원장이 방문한 학교 교실 칠판 위에도 이들 초상화가 배치됐다. 그간 김 위원장 초상화만 별도로 포착된 적은 적지 않았지만 선대와 같은 반열로 내걸린 게 파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간부학교에는 김 위원장 연설 장면을 형상화한 단독 모자이크 벽화도 들어섰다. 이 사진들은 노동신문뿐만 아니라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도 공개됐다.
통일부는 “북한 보도에서 김씨 3대 사진이 나란히 걸린 건 이례적”이라면서 “최근 김정은 혁명사상 등 사상 지도자로서의 위상 과시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부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집권 10년을 넘기면서 본인이 선대들과 같은 반열에 올랐고 그들의 후광에서 벗어나 2010년대 말 등장한 ‘김정은주의’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