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독립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지난해 8월 이후 9개월만
사진 출처 : 중국군 동부전구 웨이보
지난 20일 취임식 이후 라이 총통을 향해 “독립 본색을 드러냈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던 중국이 무력시위를 통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만도 “전쟁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즉각 대응에 나서면서 당분간 대만해협의 긴장감이 고조될 전망이다.
● 中 국방부 “독립 세력에 대한 강력한 처벌”
중국군은 이번 훈련에 투입할 것으로 추정되는 장비가 그려진 포스터도 공개했다. 중국이 개발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둥펑(東風)과 대만을 겨냥해 만든 071형 상륙함 등이 포함됐다. 현지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훈련의 목적은 크게 총 3가지다. 먼저 대만 북부의 타이베이를 겨냥해 집권당이 민주진보당(민진당)에 정치적 위협을 가하고, 남부 제1항구인 가오슝항 봉쇄로 무역에 타격을 준다. 마지막으로 대만 본섬 동부를 막아 해외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차단하고, 유사시 퇴로를 끊는 목적이다. 장츠(張弛) 중국 인민해방군 국방대 교수는 관영 CCTV 인터뷰에서 “대만이 바다로 둘러싸인 외딴 섬으로 일단 포위되면 경제가 붕괴돼 죽음의 섬이 될 것”이라고 노골적인 위협 발언을 쏟아냈다.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 8월 팰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전격 방문했을 당시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며 전례 없는 대만 포위 훈련을 펼쳤다. 당시 훈련에서 중국은 둥펑 미사일 11발을 대만을 향해 쏴 일부가 대만 상공을 통과한 뒤 일본 인근 해역에 떨어졌다. 또 대만과 가까운 중국 동부 푸젠성 핑탄에서 벌인 실탄 사격 훈련을 벌여 전쟁을 방불케 하는 굉음과 화염이 직접 목격되기도 했다. 이번 훈련은 2022년과 비교했을 때 본섬이 아닌 다른 섬까지 포함했고, 중국 본토 쪽에 있는 진먼다오와 마쭈다오과 대만 본섬 사이를 완전히 가로막는 형태로 훈련 범위가 더 넓어졌다.
중국은 지난해 4월 차이잉원(蔡英文) 전 대만 총통이 중앙아메리카 순방 도중 미국을 경유하자 또 한차례 포위 훈련을 실시했고, 4개월 뒤인 8월 라이칭더 당시 부총통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대규모 훈련을 감행한 바 있다.
● 대만도 즉각 대응…美 “역내 국가들 함께 나서야”
스티븐 스클렌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부사령관은 이날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제한 뒤 “미국은 물론 역내 국가들이 (중국을) 비난해야 강력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 역시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은 일본 안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안정을 위해 중요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