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개 지자체, 치열한 경쟁 인천 서구, 풍부한 배후 수요 장점 김포는 공항-서울과 접근성 강조 양주-동두천, 태릉과 근거리 내세워
인천 서구가 유치를 추진 중인 국제스케이트장 조감도. 인천 서구 제공
서울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을 대체할 새 스케이트장 후보지를 두고 지자체들이 치열한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인천 서구와 경기 김포시 등 전국 7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유치전에 뛰어든 가운데 저마다 장점을 내세워 최적지임을 강조하며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현재 대한체육회는 태릉 국제스케이트장 대체 시설 부지 공모를 진행 중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의 복원 계획에 따라 태릉선수촌 내 국제스케이트장이 철거될 예정이라 이를 대체할 시설을 찾는 것이다. 대체 시설은 부지 면적 5만 ㎡ 이상으로, 전용 400m 트랙 등을 갖춘 국제스케이트장으로 조성된다. 현재 국내에는 태릉과 강원 강릉 등 2곳에 국제스케이트장이 있다.
공모에는 인천 서구와 경기 김포시, 양주시, 동두천시 등 수도권 4곳과 강원 원주시, 춘천시, 철원군 등 7개 지자체가 뛰어들었다. 먼저 인천 서구는 청라동 1-1002 일대 부지를 예정지로 정하고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과 15∼17km 거리여서 국제대회 개최 시 접근이 쉽고, 빙상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구청 빙상선수단과 학교 빙상팀 창단도 추진하며 ‘빙상 도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서구는 23일 유치를 위한 범시민 유치위원회를 출범하고, 온라인 서명운동 등을 펼치며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서구는 KTX와 공항철도 같은 교통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고 있고, 기초자치단체 인구수 전국 2위로 배후 수요 또한 풍부하다”며 “신청 도시 중 광역자치단체에서 유치 지지를 밝힌 곳은 서구가 유일하다. 300만 인천시민과 함께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주시와 동두천시는 태릉과 가깝다는 점 등을 내세우며 지역 발전을 위해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고, 원주시와 춘천시, 철원군도 빙상의 본고장이라는 점 등을 강조하며 힘을 모으고 있다.
새 국제스케이트장은 약 2000억 원대로 예상되는 사업비 전액이 국비로 지원돼 재정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이 지자체 입장에선 큰 장점이다. 또 각종 국제대회 개최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 상반기(1∼6월)로 예상됐던 최종 부지 선정은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체육회는 당초 올 상반기 중 최종 부지 확정을 목표로 했지만, 일부 공모 절차를 4·10총선 이후로 미루며 최종 부지 선정도 미뤄지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대체 국제스케이트장의 부지 조건과 위치에 따라 경제성 검토가 이뤄지기 때문에 부지 선정은 대체 시설 건립의 핵심적인 절차”라며 “투명한 심사를 거쳐 올해 안에는 최종 부지를 확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