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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노동당 10국’으로 이름 바뀐 통전부… 北내부선 ‘대적지도국’ 노골적 별칭

입력 | 2024-05-24 03:00:00

정부 “김정은 ‘적대국 관계’ 규정후
대남 공작 전문조직으로 개편된 듯”



북한 자료 사진 (사진=뉴시스)


북한의 대남 기구인 통일전선부 명칭이 ‘노동당 중앙위 10국’으로 변경된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 이 조직이 ‘대적지도국’이라는 별도의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적대국 관계로 규정한 뒤 대남 기구를 정리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기존 우리 정부의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기능을 모두 갖춘 통전부가 보다 노골적인 대남 공작 전문 조직으로 개편된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23일 “북한에서 ‘대적지도국’이라는 노골적인 명칭이 사용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실상 한국을 적으로 규정한 적나라한 표현으로 통일 명칭을 지우는 수준을 넘어 옛 통전부의 공작 기능을 대폭 강화해 나가겠다는 조직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대남 공작 기능을 제외한 남북 대화 등 나머지 대남 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통전부 내 일부 인원들이 이번 조직 개편으로 외무성으로 흡수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외무성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방중을 비난하는 담화에서 ‘정객(政客)’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당시 박명호 외무성 부상은 “한국 외교관들이 20세기 케케묵은 정객들의 외교 방식인 청탁과 구걸 외교로 그 누구에게 건설적 역할을 주문한다고 해도 우리는 생명과도 같은 주권적 권리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정객은 예전 통전부 산하에 있다가 내각 산하로 이동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자주 쓰던 표현”이라며 “대남 담당 인원이 외무성에 흡수돼 현 조직 규모는 통전부 시절보단 줄어든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관련 질의에 “통전부 개편과 관련 조직, 인원의 재배치 동향 등을 지속적으로 추적,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