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논란을 일으켰던 80년대 탤런트 출신 임영규(68)가 이번엔 사기 의혹에 휩싸였다.
23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어머니가 임영규라는 사람에게 2억 원 정도를 갈취당했다. 어머니가 임영규를 만나면서 죽으려고 집도 나갔었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
어머니 A 씨는 임영규와의 만남에 대해 “제가 운영하던 작은 주점의 손님으로 왔는데, 친근하게 말을 잘하고 옛날에 TV에도 나왔던 터라 호감이 갔다. 서로 속내를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자 임영규는 “강원도에서 하는 촬영이 끝나면 1억5000만 원의 출연료가 나오는데, 그때까지만 도와주면 A 씨의 빚까지 갚아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후 임영규는 ‘월세가 밀렸다’ ‘폭행 사건이 있어서 벌금을 내야 한다’ 등 갖은 이유를 대며 돈을 빌려 갔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지쳐가던 A 씨에게 임영규는 또 다른 제안을 해왔다고 한다. A 씨는 “(임영규가) 자기는 신용불량이어서 본인 통장으로는 돈을 입금 못 한다. 혼인신고를 해야 촬영비가 들어온다고 했다”며 “그 당시 나도 조급했다. 벌써 (임영규에게) 1억원을 빌려다 줬으니까”라고 털어왔다.
결국 A 씨는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혼인신고서에 도장을 찍었지만 약속한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부채만 늘어나 아들 명의 집까지 경매로 넘어갔다. 제보자인 아들은 “임영규에게 저희 엄마는 돈 뽑아 쓰는 ATM 기계였던 것 같다”고 했다. A 씨는 “아이들만 없었으면 생을 마감하고 싶었다. 한 가정을 완전히 무너뜨렸다”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임영규의 주장은 달랐다. 임영규는 “A 씨가 결혼을 하자고 했다”며 “내가 코인에 투자를 좀 했다가 돈을 많이 손실 봤는데 그게 와이프(A 씨)돈이었다. 그 돈은 A 씨가 나를 밀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영규는 “A 씨 아들은 내가 돈을 꿔갔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부부는 꾸고 이런 게 없다. 부부관계는 부부만이 해야지 아들은 얼굴도 못 본 아인데 (따지냐)지 엄마가 나한테 사업자금을 대 준건데 그걸 뭘 따지냐. 그건 내가 갚든지 안 갚든지 부부인데”라고 반응했다.
강원랜드 인근 주민들에게 물어본 결과 상가 주인들은 “(임영규를)며칠전에도 봤다. 우리집 단골이다. 여기 다니는 사람들은 다 안다”고 말했다.
특히 한 식당 주인은 “(임영규가) ‘승기가 차 사준다는 걸 내가 안 한다고 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 증언했다.
실화탐사대는 임영규와 A 씨의 통화 녹음도 공개했다. 통화에서 임영규는 “(동료)탤런트 OO이 이승기한테 얘기했대. ‘어쩌면 장인어른이 그렇게 고생하는데 한 번도 안 찾아보냐’고. 그랬더니 (이승기가) ‘죄송하다.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했다더라. 그러니까 그 XX한테도 돈을 좀 받아야지”라고 말했다. 이승기는 작년 4월 임영규의 딸 이다인과 결혼했다.
임영규는 그동안 꾸준한 사건사고를 일으켰다. 술값을 내지 않아 여러 차례 불구속 기소됐고, 2014년에는 택시비 2만4000원을 내지 않은 혐의로 즉결심판을 받기도 했다. 또 술집에서 난동을 피워 주변 손님을 다치게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20년 MBN ‘특종세상’에 출연한 임영규는 사업 실패와 방탕한 생활로 2년 반 만에 유산 165억원을 모두 날리고 교회 청소를 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공개했다. 당시 임영규는 두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