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4일 오후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대입전형위원회를 열고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심의해 승인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전국 의대 40곳의 모집인원은 올해보다 1509명 늘어난 총 4567명으로 결정됐다.
이날 심의에 참여한 오덕성 우송대 총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교육부에서 결정된 정원 조정계획에 따라 각 대학이 제출한 안건에 대해 회의에 참여한 대학 총장과 시도교육감, 학부모 등 전원이 찬성하고 동의했다”며 “심의 과정에서 반대는 없었다”고 밝혔다. 오 총장은 의대 대폭 증원 시 교육 질 저하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가 정책으로 결정된 일로 우리 소관 밖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대교협은 심의 결과를 각 대학에 통보해 이달 말까지 해당 대학 홈페이지에 모집요강을 공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교육부와 함께 30일 브리핑을 갖고 이날 확정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발표하기로 했다. 발표에는 수시와 정시 비율, 지역인재전형 비율 등이 포함된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건 1998년 제주대 의대 신설 이후 27년만이다. 정부는 고령화로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2020년을 포함해 여러 차례 의대 증원을 추진했지만 의사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2000년 의약 분업 사태 때 의사들의 요구에 따라 정원 351명을 줄여 의사 부족 현상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는다.
의사단체는 이날 심의 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는 “급격한 정원 확대로 교육 질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지금이라도 증원을 멈춰야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주했다. 다만 증원 확정 시 ‘일주일 휴진’을 예고했던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휴진 방침을 철회하고 “지금처럼 중증·응급 환자를 진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며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