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이 사라진다/이철희 지음/312쪽·2만 원·위즈덤하우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지난해 7월 EBS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는 2022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는 수치를 접하자 머리를 움켜잡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면은 한국의 인구 위기 문제를 상징하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되기도 했다. 한국의 인구 문제를 두고 ‘국가적 재앙’ ‘종족 소멸’ 등 무시무시한 표현이 익숙해질 정도지만 저자는 “인구 변화의 미래는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한다.
이 책은 한국의 인구 위기 문제를 각종 통계 분석을 통해 분석하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모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인 저자는 서울대에서 20년째 ‘인구와 경제’ 과목을 강의하는 등 국내의 대표적인 인구경제학자다.
그러면서 3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먼저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것이다. 미래의 고령층이 현재보다 고학력층이라는 점에서 노동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보는 것. 또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 개선도 꼽는다. 현재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0% 후반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 수준이다. 스웨덴,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 비해 20∼30%포인트 낮다. 마지막으로 우수 외국 인력의 적극 도입이다. 현재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성장이 이어지면 임금 우위만으로 외국 인력을 끌어들이기 어려울 수 있기에 임금 외에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심화되는 인구 문제를 풀기 위한 좋은 참고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