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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정상회담서 “FTA 2단계 협상”…서비스 법률까지 개방·교류

입력 | 2024-05-26 18:47:08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중 양자회담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26/뉴스1 ⓒ News1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의 회담을 갖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13년째 중단된 한중투자협력위원회도 재가동되며, 공급망 협력을 위한 한중수출통제대화체가 새로 출범된다. 한중 안보 협력도 강화돼 한중외교안보대화를 신설하고, 외교부와 국방부 당국 간 2+2 대화 협의체도 가동하기로 했다. 취임 후 워싱턴 선언 채택 등 한미일 안보 협력 제도화, 경제 협력 강화 페달을 밟아온 윤 대통령이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높은 역내 한중일 협력을 동시에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 “한중 FTA 2단계 협상 재개”

윤 대통령은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리 총리와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회담에서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보다 활발히 투자하고 보다 안심하고 기업 활동을 펼칠 수 있게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경제, 그리고 투자 지원 정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법치에 기반한 시장화를 계속 추진하겠다. 국제화를 더욱 더 높여 나가겠다”고 화답하며 한국 기업 배려와 지원 의지를 피력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한중은 경제·통상 협력, 인적·문화 교류 강화 등을 논의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2015년 12월 발효된 한중 FTA의 2단계 협상과 관련해 김 차장은 “그간 추진된 상품교역 분야 시장 개방화를 넘어서서 앞으로 서비스 분야까지, 특히 문화 관광 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개방과 교류를 확대하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급망 협력 분야에서는 한중수출통제대화체 새로 출범하기로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중 양국이 직면한 공동의 도전과제가 엄중하다”며 “지난 30여 년간 한중 양국이 여러 난관을 함께 극복해 서로의 발전과 성장에 기여해왔듯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양국 간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하마스 사태가 지속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가중되고 있다”며 “양국이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 존중하며 공동 이익을 추구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리 총리의 회담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리 총리는 중국 대표단 일행에 대한 따뜻한 환대에 감사하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인사를 전하면서 “우리는 개방과 포용을 견지해 공감대를 모으고 차이점을 해소해 나가면서 좋은 협력의 분위기를 유지해 왔다”며 “우리는 호혜-윈윈을 견지하고, 실질적 협력과 이익에 융합을 강화하여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촉진해 왔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26/뉴스1 ⓒ News1


● 윤 대통령, 기시다 총리에 라인 야후 문제 먼저 거론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지난해 5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꼭 1년 만이다.

한일 정상은 이날 한일 수소협력대화를 신설하기로 했다. 김 차장은 “6월 중순 새로 출범하면, 글로벌 수소 공급망 확대 협력를 꾀할 수 있게 됐다”며 “수소 관련 표준, 수소에너지 관련 규격, 정책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한일미래파트너십재단 출자 규모도 커진다. 김 차장은 “지난해 한국에서 10억, 일본에서 1억 엔 규모의 자금을 출자했다”며 “이번 주에 일본이 먼저 선제적으로 2억엔을 추가로 모금헀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 발맞춰 한경협 측에서도 파트너십 재단에 기금을 확충하고 양국 청년 미래세대가 보다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게 촉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외교 문제로 비화한 라인 야후 지분 매각 사태를 놓고는 윤 대통령이 먼저 사안을 언급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가 국내 기업인 네이버가 지분을 매각하려는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이 현안을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 양국 간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게 잘 관리해나갈 필요 있겠다”고 언급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한국 기업 포함해 외국 기업들의 일본에 대한 투자를 계속 촉진하겠다는 기존의 입장과 불변이라는 원칙하에 이해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번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이미 발생한 중대한 보안 유출 사건에 대해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를 요구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