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속 물건 70%는 버려져 맑은 날보다 흐린 날 이탈 증가 부정적 효과 줄이는 전략 짜야
온라인 쇼핑을 하면서 많은 소비자가 장바구니에 물건을 미리 담아 둔다. 하지만 장바구니에 담는다고 해서 그 물건을 꼭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 기관 스태티스타의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 장바구니 속 물건이 버려질 확률은 69.82%에 달했다.
이커머스 업체에 이런 이탈을 막거나 줄이는 것은 매출을 끌어올리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소비자 이탈 행동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날씨다. 날씨는 구매 결정·빈도·규모 등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은 날씨와 오프라인 구매 행동과의 관계를 주로 연구해왔으며 온라인 쇼핑을 분석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이 연구는 기상 요소가 실제로 온라인 쇼핑 장바구니 이탈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국 베이항대와 푸단대,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이용하는 중국인 소비자의 장바구니 이탈 데이터를 분석했다. 우선 맑은 날과 맑지 않은 날로 크게 구분하고 맑지 않은 날은 다시 비 오는 날, 흐린 날, 눈 오는 날로 세분했다. 여기에 브랜드 인지도의 높고 낮음에 따른 차이를 함께 살펴봤다. 장바구니 이탈 수치는 담긴 상품을 모두 포기한 경우 1, 모두 구매한 경우 0이다.
브랜드 평판에 따라 효과는 달랐다. 평판이 좋지 않으면 맑지 않은 날 이탈 수치가 0.58인 데 비해 맑은 날은 0.5로 낮아졌다. 브랜드 평판이 좋은 경우엔 맑지 않은 날 0.35, 맑은 날 0.37의 이탈 수치를 보였다. 오히려 화창한 날에 이탈 수치가 소폭 올라간 것으로 브랜드 평판이 좋으면 날씨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결과는 온라인 판매자들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날씨가 좋지 않을 때 부정적인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할인과 같은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식이다. 눈이 오는 날 눈과 관련한 상품을 추가 할인하거나 날씨가 더운 날 무료 아이스 음료 쿠폰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다. 반대로 날씨가 좋은 날에는 프리미엄 패키지나 상품을 소개해 높은 가격대의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장바구니 쿠폰 등을 통해 추가 구매를 촉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브랜드 명성에 따라 다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적용할 수 있다.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웹사이트를 좀 더 밝은 색상이나 디자인으로 꾸미는 방법도 검토해 볼 만하다.
안지선 한양대 경영학부 부교수 jsahn@hanyang.ac.kr
정리=백상경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