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판매제품 내달 인상 밥상-외식 이어 고물가 3중고 간장-주스 식품가격도 계속 올라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주요 식자재 및 식품에 이어 면도기 등 생활필수품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다. 정부 눈치를 보던 식품·생필품 업체들이 지난달 총선 이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는 모양새다. ‘밥상 물가’ ‘외식 물가’에 이어 일상에서의 ‘생활 물가’까지 오르면서 서민들의 삶이 더 팍팍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편의점에서 파는 면도기와 건전지 등 생필품 가격이 일제히 오른다. 질레트 마하3 면도기 가격은 1만3100원에서 1만4500원으로 10.7%, 센서3 일회용 면도기 가격은 2400원에서 2700원으로 12.5% 오른다. 듀라셀 건전지 디럭스 AA 2개는 4300원에서 4700원으로 9.3%, 디럭스 AAA 4개 가격은 7800원에서 8500원으로 9.0% 각각 비싸진다. 편의점 업체에선 앞서 이달부터 생리대와 섬유유연제, 볼펜, 라이터 등 생필품 가격을 10%가량 올린 바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생활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생필품 가격은 2년 전 같은 달보다 10% 이상 상승했다. 티셔츠(18.5%), 세탁세제(14.2%), 치약(14.6%), 생리대(11.1%), 샴푸(10%)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생필품이 포함돼 있는 ‘식품 이외’ 품목의 물가는 2년 새 5.6% 상승했다. 이 항목에는 병원비, 교육비, 보험료 등도 포함돼 있다. 같은 기간 ‘식품’ 품목의 인상률은 12.1%였다.
주스 가격도 다음 달부터 인상된다. 롯데칠성음료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델몬트 콜드주스 오렌지와 포도 각각 250mL 제품 가격이 1500원에서 1600원으로 6.7% 오른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렌지, 포도 등 주스 원액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탄산음료 등의 가격도 5∼8% 올리는 방안에 대해 대형마트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글로벌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이 거듭되고 있어 주요 먹거리의 가격 상승 문제는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생필품 등도 중동 이슈와 같은 국제 정세의 불안 요소가 줄어들어야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내려 상승세 둔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