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임영웅의 단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IM HERO - THE STADIUM)에서 한 진행요원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관객을 업어 좌석으로 안내하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shinsh_1004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장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업은 채 좌석까지 안내하는 진행요원의 모습이 화제다.
지난 25~26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임영웅의 단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IM HERO - THE STADIUM)이 열렸다. 이틀간 약 10만 명이 몰렸다. 비가 내렸지만 공연장은 팬덤의 상징인 하늘색으로 물들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관객을 업어 좌석으로 안내하는 진행요원. 엑스(X·옛 트위터) @shinsh_1004
콘서트 첫날인 25일 공연 시작 전 관객석에서 감동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한 진행요원이 백발의 어르신 관객을 등에 업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좌석까지 모신 것이다. 당시 주위에서 상황을 목격한 한 관객은 소셜미디어에 “진행요원 너무 감동이다. 거동 불편하신 어르신 보자마자 업고 자리까지 안내해 준다. 우리 진행요원 칭찬한다”며 미담을 공유했다.
임영웅은 이튿날 공연에서 이 진행요원을 “히어로”라고 언급했다. 그는 “어제 연로하신 어르신을 업은 진행요원이 한 분 계신다. 여기 2층에 계신다고 들었다”며 “고맙다. 정말 멋진 일을 하셨다. 진행하시는 모든 분이 친절하게 진행해 주셨다. 따뜻한 박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임영웅이 26일 콘서트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관객을 업어 좌석으로 안내한 진행요원을 언급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mikyonna
관객의 대부분인 중장년층을 위한 임영웅과 소속사 물고기뮤직의 배려도 돋보였다. 공연장 주변에는 에어컨이 나오는 쉼터와 의무실, 대규모 간이 화장실 등이 마련됐다. 경기장 주변 바닥에는 티켓 색깔별로 유도선을 깔아 팬들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예상치 못한 날씨 변화에 대비해 품질 좋은 우비도 대량으로 구비했다.
임영웅의 콘서트에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임영웅은 이번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그는 월드컵경기장 잔디 훼손을 막기 위해 그라운드에 흰 천을 씌워 관객을 들이지 않았고, 경기장 가장자리를 따라 돌출 무대를 설치했다. 돌출 무대를 쉴 새 없이 걸어 다니며 구석구석에 있는 팬들과 소통했다. 2층 관객들을 위해 열기구를 타기도 했다.
임영웅은 공연에서 ‘무지개’ ‘소나기’ ‘사랑해요 그대를’ ‘돌아와요 부산항에’ ‘어쩌다 마주친 그대’ 등의 곡과 지난 6일 발매한 신곡 ‘온기’ ‘홈’ 등을 선보였다. 그는 “월드컵경기장이 하늘색으로 물들지 어떻게 알았겠냐. 오늘은 꿈이 이뤄진 날”이라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하는 임영웅. 물고기뮤직 제공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