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수베로 감독 경질…올해 최원호 감독 사퇴 류현진 합류로 기대 커져…“못하면 나가야” 부담 속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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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1년 만에 또 사령탑을 교체한다.
한화는 27일 “최원호 감독과 박찬혁 대표이사가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사퇴 이유는 성적 부진 때문이다. 한화는 현재 21승 1무 29패(승률 0.420)로 8위에 머물고 있다. 팀이 하위권을 전전하자 최 감독은 비교적 이른 5월 말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찬혁 대표이사도 함께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동반 사퇴를 결정했다.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한화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모양새다.
한화는 2021시즌을 앞두고 구단 첫 외국인 사령탑인 수베로 감독을 선임했다. 당시 전면 리빌딩(재건)을 선언한 구단은 다수의 미국 마이너리그 팀 감독을 맡아 여러 유망주를 발굴한 수베로 감독의 능력을 높이 샀다.
그러나 한화와 수베로 감독의 동행은 계약 마지막 해이던 2023시즌 중 끝났다. 지난해 5월 수베로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며 손혁 한화 단장은 “아직도 감독님이 경기 중 포지션, 타순 등을 실험적으로 하고 있다고 봤다”며 “올해 주요 타순이나 투수진 역할이 정해져야 내년에 더 나은 승부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 팀 재건이 아닌 이기는 야구를 위해 달려야 한다는 의미였다. 방향을 바꾼 한화의 선택은 퓨처스(2군) 팀을 맡고 있던 최원호 감독이었다.
2021년 퓨처스 사령탑으로 복귀했던 최 감독은 2023시즌 중에도 사령탑 자리가 비자 다시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이번에는 3년, 총액 14억원(계약금 2억원·연봉 3억원·옵션 3억원)의 ‘1군 사령탑’ 계약도 맺었다.
팀이 11승 1무 19패를 기록한 가운데 지휘봉을 넘겨받은 최 감독은 남은 113경기를 47승 5무 61패로 마무리했다. 한화는 2023시즌을 9위(48승 6무 80패)로 마쳤다.
3년 연속 머물던 10위 자리에선 벗어났지만 한화의 목표는 더 높았다.
2024시즌을 앞두고는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과 8년, 170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을 4+2년, 총액 72억원에 영입하며 통 큰 투자를 했다.
이를 가장 잘 아는 이도 최 감독이었다. 최 감독은 시즌을 준비하며 “아무래도 주변 기대가 달라졌다”며 “못하면 나가야 된다”는 말을 몇 차례 꺼내기도 했다.
개막 초반 한화는 7연승을 달리는 등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부진에 빠지며 4월 6승 17패로 이 기간 10위(0.261)에 그쳤고, 5월에도 8승 1무 11패(승률 0.421·7위)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23일에는 시즌 첫 최하위로 떨어졌다.
‘구단의 시선’을 모르지 않는 최 감독은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
정경배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기는 한화는 새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간다. 최근 5년 동안 9~10위를 도맡아 했지만, 올해는 반드시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 새 사령탑을 맞이하게 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