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中 발표문과 달리 "'존중 입장' 유지 취지 발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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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의 정상회담 이후 중국 측 발표문에 언급된 ‘하나의 중국 원칙’이란 표현을 놓고 외교 결례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7일 “우리 정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유지해왔으며 이번 회담에서도 그러한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이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이 대만 문제를 협의했다는 내용은 이날 먼저 발표된 한국 정부 발표문에는 없던 내용이다. 각국은 서로의 관심 사안을 발표 자료에 반영해온 전례를 비춰 중국은 자국의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를 언급하고 한국은 별도로 다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교부 설명대로라면 중국 외교부가 한국 정상의 표현을 자국 방식으로 바꿨다는 얘기가 된다. 대만 문제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중대한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만이 유일한 합법적인 정부이며, 자국과 수교하는 나라에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말라고 요구해왔다.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과 가까운 나라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한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다.
한국 정부는 중국과 대만의 양안 관계에 대해 ‘하나의 중국 존중’을 기본 입장으로 하는데, 이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유일한 합법 정부임을 동의한다는 의미로 인식된다. 즉, 중국이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윤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표현한 데 대해 분명하게 짚지 않고 넘긴 셈이 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