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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맥퀸, 칼 라거펠트… 패션 거장 주요 컬렉션을 한 눈에

입력 | 2024-05-28 03:00:00

‘RSVP: 위대한 유산으로의 초대’展 DDP서 개최…이랜드뮤지엄 소장품




알렉산더 맥퀸의 오간자 드레스(위쪽 사진), 칼 라거펠트의 골드 재킷

알렉산더 맥퀸, 칼 라거펠트, 장 샤를 드 카스텔바작….

세계 패션 거장들이 디자인한 옷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RSVP: 위대한 유산으로의 초대’전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이간수문전시장에서 8월 4일까지 진행된다. 이랜드뮤지엄(대표 한우석)과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이경돈)이 마련했다. 이랜드뮤지엄이 보유한 50여만 점의 소장품 가운데 세계 패션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디자이너 21명의 작품 및 스케치 등 관련 자료 87점을 만날 수 있다. 무료.

프랑코 모스키노의 아트 이즈 러브 드레스.

전시장에 들어서면 ‘모스키노 칩앤시크, 아트 이즈 러브(Art is Love)’ 드레스(1993년)가 먼저 관객을 맞는다. 프랑코 모스키노가 자신의 칩앤시크 레이블에서 내놓은 드레스로, 이브 생 로랑이 몬드리안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1965년 선보인 몬드리안 드레스를 오마주한 것이다.

앤디 워홀의 더 수퍼 드레스(The Souper Dress, 1968년)는 친숙하게 다가온다. 워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캠벨 수프’를 모티브로 만든 종이 드레스다. 일회용품이 인기를 끌 당시, 캠벨 수프 컴퍼니는 한 번 입고 버리는 옷으로 캠벨 수프를 활용해 종이로 드레스를 만들어 나눠줬다. 워홀은 “패션은 예술보다 더 예술에 가깝다”며 자신의 팝아트 작품이 프린팅된 맞춤 드레스를 사교계 인사들에게 제작해줬다. 플라스틱과 금속으로 만든 파코 라반의 ‘입을 수 없는 드레스’ 세 점도 있다. 철로 만든 ‘메탈 판초’(1970년), 둥근 디스크 모양을 엮은 ‘디스크 드레스’(1960년대), 플라스틱 조각으로 구성된 ‘블랙 플라스틱 드레스’(1998년)다. 서영희 이랜드뮤지엄 전시총괄이사는 “옷의 소재에 대한 경계를 넘어 사회의 변화를 담으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산더 맥퀸이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컬렉션의 드레스인 디지털 프린트 오간자 드레스(2010년)는 빙하가 녹은 해저를 배경으로 파충류를 연상시키는 문양으로 채워져 강렬하다. 크리스탈 프린트 드레스(2009년), 에펠탑 프린트 드레스(2009년)는 탁월한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 그가 자신을 후원한 절친인 보그 편집장 출신 이자벨라 블로우를 추모하며 기획한 ‘2008 S/S ’La Dame Bleue’ 컬렉션 초대장도 있다.

카스텔바작의 ‘키스 해링 질레’(1990년대)에는 키스 해링의 마지막 드로잉 작품이 담겼다. 카스텔바작은 키스 해링에게 1990년 겨울콜렉션 초대장을 스케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키스 해링은 얼마 뒤 숨졌고, 카스텔바작은 사흘 후 초대장 스케치가 든 등기 편지를 받는다. 거기엔 키스 해링의 대표작 ‘빛나는 아기’ 그림이 있었다. 검은 색 바탕에 흰색 세로 줄무늬로 된 옷에는 빨간색 실로 ‘빛나는 아기’가 수놓아져 있다. 모피에 반대했던 카스텔바작이 테디베어 40마리를 활용해 만든 재킷(1989년)도 눈길을 끈다.


스테판 롤랑의 레드 이브닝 가운(왼쪽)과 크리스티앙 라크루아의 태피터 이브닝 가운.

비잔틴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샤넬 골드 재킷(1996년)은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했다. 밝은 금빛이 눈부시게 화려하다. 이세이 미야케의 비행 접시 드레스(1994년)는 흥미롭다. 드레스와 이어져 바닥으로 길게 펼쳐진 부분은 머리에 쓸 수 있는 로브도 된다. 검은색과 흰색을 활용한 존 갈리아노의 ‘플래드 드레스’(2000년)도 있다. 티에리 뮈글러의 ‘골드 시퀸 드레스’(1986년)는 팝가수 마돈나가 1986년 12월 ‘라이프’ 매거진 표지를 장식했을 때 입었다. 스테판 롤랑이 장 루이 셰레 브랜드에서 디자인한 레드 이브닝 가운(2000년대)은 우아한 곡선을 활용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