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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뉴기니 산사태로 최소 2000명 매몰…구조 작업은 난항

입력 | 2024-05-27 15:34:00


산사태가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의 북부 산악지대 엥가주(州)를 덮친 지 사흘째인 26일(현지 시간) 얌발리 마을 주민들이 산사태에 매몰된 주민들을 직접 수색하고 있다. 파푸아뉴기니 당국은 27일 유엔에 산사태로 매몰된 주민이 최소 2000명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엥가=AP 뉴시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지 나흘째인 27일(현지 시간) 최소 2000명이 매몰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은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670명에 달하고 이재민이 1250명 넘게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낙석 위험과 험준한 지형으로 구조 작업이 더뎌지는 가운데, 산사태 전부터 진행 중인 부족 간 갈등으로 구조 작업을 위한 중장비도 반입되지 못하고 있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 당국은 유엔에 산사태로 최소 2000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파푸아뉴기니 북부 산악지대 엥가주(州)에서는 24일 새벽 원인을 알 수 없는 산사태가 발생했다. 산사태로 축구장 4개 면적의 잔해가 6개 마을을 덮쳤다. IOM은 주택 150채 이상이 매몰된 것으로 보고 사망자를 최소 670명으로 추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산사태 잔해가 엥가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막으면서 이재민들을 위한 식량과 물, 생필품을 수송하는 호송대가 피해 지역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구조대도 접근이 어려워 주민들은 직접 삽과 나무 조각 등을 이용해 잔해를 해치며 시신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IOM은 27일 기준 수습한 시신이 6구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더욱이 산사태 전부터 발생한 부족 간 갈등도 구조 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인구 1000만 명의 파푸아뉴기니에는 800개가 넘는 언어가 있을 만큼 부족이 다양하다.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부족들에는 중앙 정부의 영향력이 거의 미치지 않는다. 이번 산사태가 발생한 엥가주에서는 올 2월부터 17개 부족이 유혈충돌을 일으켜 왔다. AP통신에 따르면 25일에도 부족 간 충돌로 8명이 사망했고 주택 30여 채가 불탔다.

세르한 악토프락 파푸아뉴기니 IMO 대표는 “산사태 여파가 진행 중이고 낙석이 많다”며 “부족들도 (산사태로 인한) 혼란을 틈타 호송대를 공격할 수도 있어 안전과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구조 작업이 더뎌짐에 따라 파푸아뉴기니 당국으로서는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국은 “국제사회 지원을 요청할 필요가 있는지 28일까지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미국과 호주 등이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