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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22대국회 1호법안 ‘오픈런’ 시작… ‘21대 1호’는 폐기됐는데

입력 | 2024-05-27 20:26:00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7층 의안과 사무실 앞에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당선인(비례대표) 측 관계자가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교통약자법 개정안)’이 담긴 봉투와 침낭 등을 두고 대기하고 있다. 서 당선인 측은 해당 법안을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접수하기 위해 국회 의안과가 법안 접수를 시작하는 6월 1일까지 4박 5일간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22대 국회 1호 법안’이란 타이틀을 얻으려는 4박5일 밤샘 대기가 시작됐다. 시각장애인인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당선인(비례대표)가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교통약자법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접수하려고 국회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기 시작한 것. 서 당선인 측은 “(당선인이 직원들에게) 갑질한 건 아니고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1호 법안 타이틀로 관심을 끌려는 나쁜 관행”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27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7층 의안과 사무실 앞에는 서 당선인 측 관계자가 법안이 담긴 봉투를 지참하고 간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오늘 오전 9시부터 기다리기 시작했다”며 “직원들이 교대로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당선인 측은 국회 의안과가 법안 접수를 시작하는 6월 1일까지 4박 5일간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서 당선인 측에 따르면 법안에는 모든 대중 버스 폐차 시 저상 버스 도입 의무화, 장애인 콜택시 국가 책임 강화, 자율주행 교통수단의 장애인 접근권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서 당선인 관계자는 “장애인과 노인, 아이, 임산부 등 교통 약자에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절한 교통 편의를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매번 되풀이 되는 밤샘 대기 관행에 대해 “내실 없는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밤샘 대기할 시간에 의정 활동과 법안을 더 고민하고 준비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국회가 변한 모습을 보여주려면 이런 걸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4박 5일 밤샘 대기 끝에 1호 법안으로 접수시킨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기본법 제정안’은 4년 내내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해 폐기 예정이다. 서 당선인 측 관계자는 “약자를 위한 절박한 심정”이라며 “열심히 일하려는 의지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