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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도로상황 예측-판단해 자율주행… 수익성 낮은 대중교통 사각지대 해소

입력 | 2024-05-28 03:00:00

안양 자율주행 버스 ‘주야로’ 타보니
KT와 손잡고 8월까지 시범운행
위탁운영사 선정후 유상 서비스



KT와 경기 안양시는 자율주행 버스 ‘주야로’를 27일 기자단에 공개했다. 주야로는 지난달 22일부터 일반 시민들도 이용이 가능하다. 위 사진은 버스 핸들이 기사의 손을 벗어나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 아래 사진은 주야로의 실제 주행 모습. KT 제공


“자율주행 시작합니다.”

27일 오전 경기 안양시. KT와 안양시가 함께 구축한 자율주행 버스 ‘주야로’가 큰길에 들어서자 스피커에서 안내음이 흘러나왔다. 이와 동시에 버스의 오른쪽 전방 모니터에는 핸들을 잡고 있던 버스 기사의 손이 내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손은 내려갔지만, 핸들이 스스로 움직였다. 버스가 사람의 손을 벗어나 혼자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KT와 안양시는 지난달 22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주야로의 자율주행을 기자단에 공개했다. 15분간의 주행에서 버스는 1차로로 달리다가 다음 정류소에 가까워지자 곧바로 정류소가 있는 끝 차선으로 이동하거나, 정류장 앞에 다른 차가 주정차돼 앞으로 진행하기가 어렵자 자동으로 이를 피하기도 했다. 주행 중 횡단보도에 녹색등이 켜지고 사람이 지나가자 곧바로 정지했다. 안전상 이유로 입석은 불가능하며, 문 개폐 등은 수동으로 이뤄졌다. 도로 제한속도는 시속 50km였지만, 주야로는 안전을 위해 시속 40km 이하로 운행했다.

주야로는 조건부로 운전자가 개입하는 ‘레벨3’ 등급의 자율주행 버스다. 안양시는 현재 주간 왕복 6.8km, 야간 왕복 14.4km의 노선을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8월까지 시범사업을 거치고, 이후에는 위탁운영사를 모집해 유상 운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KT는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자율주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폐쇄회로(CC)TV 영상 등 도로에서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도로를 디지털화하고, AI를 통해 무단횡단 등 도로에서 일어나는 각종 상황들을 예측하고 판단한다. 이렇게 판단된 정보가 5G 통신을 통해 차량에 전송돼 실시간 관제가 이뤄진다.

KT는 현재 안양시를 포함해 14개 지자체와 자율주행 협력을 진행 중이며, 디지털화된 도로가 1만340km, 누적 자율주행 거리가 2만2671km에 달한다고 밝혔다.

KT뿐만 아니라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들도 지자체 및 스타트업 등과 협업해 자율주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스로 움직이는 운송수단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이 이동하는 주요 도로와 인프라에 AI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차량과 도로의 지능형 연계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기술은 앞으로 대중교통의 사각지대를 크게 줄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주야로도 기존 대중교통 노선이 닿지 않는 지역에 노선이 구축됐다. KT 관계자는 “지능형 교통체계에 자율주행이 결합되면 대중교통 음영 지역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양=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