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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대만’ 상징 떠오른 ‘드래그 퀸’ 아시나요?

입력 | 2024-05-28 03:00:00

대만계 미국인 님피아 윈드
美리얼리티쇼 우승뒤 총통부 공연
“대만 주권 지지” 적극 의견 표명



15일 대만 총통부에서 유명 ‘드래그 퀸’ 님피아 윈드(왼쪽)가 퇴임을 앞둔 차이잉원 전 총통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차이잉원 전 총통 페이스북


“세계를 누비는 대만의 비공식 홍보대사이자 자유를 옹호하는 대변인.”(로이터통신)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진 ‘드래그 퀸(drag queen)’인 대만계 미국인 님피아 윈드(28)가 대만의 주권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대만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님피아는 대만 총통부 공연을 계기로 거침없는 정치적 행보를 보여 대만인들이 열광하고 있다.

드래그 퀸이란 여성적 옷차림이나 행동으로 여성성을 연기하는 남성 예술가를 일컫는다. 패션 디자이너인 님피아는 미국에서 태어나 홍콩과 대만에서 자랐다. 고교 시절 K팝 걸그룹을 보며 여장에 심취한 그는 2018년부터 대만 드래그 퀸 쇼에 참여했다. 특히 올해 초 미국 케이블채널 로고TV의 리얼리티 쇼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 시즌16에서 우승하며 유명해졌다.

대만에선 라이칭더(賴淸德) 총통의 취임식(20일) 직전인 15일 동료들과 선보인 총통부 공연이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님피아 역시 “세계 최초로 드래그 쇼를 개최한 국가수반 집무실일 것”이라며 차이잉원(蔡英文) 전 총통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님피아는 대만의 정치, 사회 이슈에 적극 의견 표명을 하고 있다. 25일 타이베이 공연 직전엔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소중히 여기는 것을 지키기 위해 행동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님피아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배제시키려는 상황에서 대만의 활기찬 포용성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은 아시아에서 성소수자의 권리 강화에 앞장서 온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차이 전 총통이 집권한 뒤인 2019년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해마다 10월이면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프라이드 퍼레이드’(성소수자 행진)도 열린다. 최근 동성 부부의 대리모 출산을 인정해주는 법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 CNN방송은 “섬 원주민과 중국인의 융합, 식민통치 시절 네덜란드와 일본 문화 유입 등의 역사를 지닌 대만은 소수자에 대한 관대함이 깊게 뿌리내려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