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서비스 딥러닝 위해 車안팎 카메라 8대로 거리 촬영… 불특정다수 얼굴 등 동의없이 포착 원본 그대로 美본사 전송 여부 등… ‘개인정보보호법 침해’ 확인 나서
정부가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는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무단촬영 등 개인정보보호법 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에 부착된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이 테슬라 본사가 있는 미국 등으로 송출되는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테슬라 외에도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는 자동차 업체 전반에 걸쳐 조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문제 발견 시 테슬라에 시정 요구키로
2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개인정보위는 테슬라 등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는 회사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 등이 국내법을 준수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중이다. 특히 테슬라처럼 해외에 본사가 있는 경우 개인정보가 어느 수준까지 해외로 전송됐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 내로 조사를 마무리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시정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개인정보위는 이 과정에서 테슬라 차량이 지나가던 거리에 서 있던 불특정 다수의 얼굴 등 개인정보가 촬영돼 미국 본사로 전송된 게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공개되길 원하지 않았던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동의 없이 촬영됐거나, 흡연하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신원 등이 드러나지 않게 마스킹된 영상이라면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적지만, 원본 영상이 그대로 전송됐을 경우 초상권 침해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거리에서 허가 없이 촬영한 시민의 얼굴, 위치 등 개인정보가 국외로 이전되는 건 문제 될 수 있어 선제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개정돼 시행 중인 개인정보법은 공개된 장소 등에서 업무 목적으로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자동차 등)를 이용해 개인 영상정보를 촬영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범죄나 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상황에서 인명 구조 등을 위해 필요할 때만 허용하고, 촬영 사실을 명확하게 표시했지만 거부하지 않았을 때 촬영할 수 있다.
● 해외서도 개인정보 침해 논란 불거져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수백만 대의 테슬라 차량이 수집한 정보가 어떻게 관리되는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자율주행 차량의 개인정보 침해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고 규제할 수 있는지 가이드라인부터 우선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대응에 대해 테슬라 측은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언론에 내지 않고 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