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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등 韓 대기업, 美서만 26건 ‘특허침해 소송’ 당해

입력 | 2024-05-28 03:00:00

[반도체 장비 특허 공습]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 견제 심화
업계 “경쟁사 사업 방해하려 소송”
韓 기업들, 무효심판 제기로 맞서




한국 중견·중소기업들이 국내에서 글로벌 장비사들과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은 미국에서 각종 반도체 특허 소송에 휘말리며 해외 기업들의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27일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은 최근 5년간 미국에서만 총 26건의 특허침해 소송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유럽에서 각 1건 피소된 것과 대비된다. 일본, 중국은 소송에 얽힌 특허번호를 비공개 처리해 별도 집계되지 않았다. 미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데다 특허와 같은 지식재산권에 대한 의식이 강해 소송에 적극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대기업들은 이 같은 공세에 맞서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특허 무효심판을 제기하며 대응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국내 대기업은 미국에서 총 46건의 특허 무효심판을 제기했다. 문제가 된 기술들이 실제로는 특허에 해당하지 않아 애초에 소송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넷리스트가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낸 특허침해 소송이 대표적이다. 넷리스트는 2021년 삼성전자의 메모리 기술이 자신들의 특허 5건을 무단으로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미국 특허심판원으로부터 “모두 무효가 맞다”는 판단을 받아 승소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미국 이미지센서 개발사 사이오닉스가 텍사스주 동부법원에 삼성전자의 ‘갤럭시 24’를 포함한 일부 제품들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총 6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합의금을 노린 특허전문기업(NPE)의 소송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선 경쟁사가 사업을 영위하지 못하도록 견제하기 위해 소송을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