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회의] 비즈니스서밋… 재계 등 280명 참석 기시다 “AI 등 신사업서 협력 중요”… 리창, 시진핑 주창 ‘친선혜용’ 언급 최태원, 3국 민간협력 플랫폼 제안
“기업의 투자는 3국 관계의 안전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리창(李强) 중국 총리와 함께 참석해 “외국 투자가들이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기 위해 3국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국 기업의 투자와 경영 활동이 국제 정세나 자국의 정치적 역학 관계에 따라 흔들릴 수 있는 3국 관계를 변함없이 지탱할 수 있는 확고한 매개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칫 원론적으로 들릴 수 있는 이 발언은 중국 내 한국 기업 차별에 대한 지적, 최근 네이버를 향한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 “한중일 교역, 상호 존중과 신뢰 바탕해야”
서밋은 상의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의 공동 주최로 진행됐다. 각국 대표 기업인과 정부 관계자 등 280여 명(한국 90여 명, 일본 90여 명, 중국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서밋은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개최된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가 4년 5개월 만에 재개됐다. 서울 행사는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한일중 3국은 이제 동북아를 넘어 글로벌 이슈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며 “원전, 수소, 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무탄소 에너지의 강점을 보유한 우리 3국이 함께 힘을 합친다면 글로벌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출범한 무탄소 에너지 연합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좋은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한일중 기업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사우스(개발도상국) 국가들과의 포용적 동반 성장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 최태원, ‘3국 민간 협력 플랫폼’ 제안
기시다 총리는 “아시아는 지금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35% 가까이를 차지하는 글로벌 성장 센터”라며 “그중에서도 세계 GDP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3국은 아시아의 성장을 견인하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프런티어에서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3개국 협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3국 경제인들이 머리와 마음을 맞대고 내실 있는 논의를 통해 관계에 진전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민간 차원의 3국 협력 플랫폼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그간 코로나 팬데믹 등의 공백으로 경제협력의 실질적인 추진이 어려웠다”며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급한 경제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3국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합의 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3국 경제단체는 공동성명서도 발표했다. 공동성명서에는 3국 경제계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과 교역 활성화, 공급망 안정화 분야에서 협력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그린 전환과 고령화 대응, 의료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을 3국 간 민간 경제협력 회의체로 내실화하기 위해 ‘실무협의체’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