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은행 등 3440억위안 조성 반도체 제조 장비에 활용될 듯 SMIC, 파운드리 3위 올라…韓 압박 속도 빨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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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로 반도체 기금을 조성했다. 미국 제재에 맞서기 위해 중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업체들을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한국 반도체 업계를 향한 추격전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반도체산업 육성 펀드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은 중국 중앙 정부,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등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3440억 위안(약 64조6800억원)을 조성했다.
이는 현재까지 조성한 기금 중 최대 규모다. 앞서 첫 번째 기금 규모는 1400억 위안, 두 번째 기금은 2000억 위안이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를 강화하자,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돌파구로 풀이된다.
이번 기금은 중신궈지(SMIC) 및 화홍, 양쯔메모리(YMTC) 및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의 주요 파운드리, 메모리 업체들에 전방위적으로 지원된다. 이에 파운드리와 메모리 분야에서 후발 주자로 평가 받던 중국 업체들의 한국 업체들에 대한 추격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이자 ‘반도체 굴기’의 상징 업체인 SMIC는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6% 점유율을 기록해 기존 5위에서 처음 3위로 올라섰다. 2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당초 9%에서 7%로 줄였다. 삼성전자의 1분기 점유율은 전 분기(14%)보다 1%포인트 감소한 13%였다.
SMIC의 1분기(1~3월) 매출은 17억5018만 달러로, 전년 동기(14억6229만 달러)보다 19.7% 증가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YMTC의 자회사인 우한신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끌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한신신은 한 달에 3000개까지 12인치 HBM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있다. CXMT도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통푸마이크로와 HBM 샘플을 개발해 최근 고객사에 제공했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기금 지원에 힘입어 첨단 메모리인 HBM까지 중국 업체들의 공세망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HBM에서는 아직 한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가 벌어져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기금을 활용해 파운드리와 메모리 분야의 레거시 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향의 첨단 반도체로 체질을 본격 전환할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지원 및 내수 시장 확대로 중국 업체들의 ‘레거시에서 첨단’ 전환 기조가 빨라지고 있다”며 “한국 업체들은 중국의 기술 자립에 대항하기 위해 자체 기술력을 높여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