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방연상 연세대 아프리카연구원장
아프리카는 ‘단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프리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익숙한 몇몇 나라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무려 54개(서사하라 포함하면 55개) 나라와 수많은 언어와 문화, 다양한 인종과 경험으로 구성된 대륙을 한 단어 ‘아프리카’로 뭉뚱그려 언급하는 것은 아프리카의 독특성과 가치를 우리의 제한된 경험과 지식 체계로 환원하는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 이제 아프리카에 대한 간접적으로 축적한 주체 중심의 지식에 근거한 해석을 넘어 직접적인 만남을 통한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사건 속에서 새로운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새로운 상상력이 움트는, 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공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한국은 아프리카가 경험한 아프고 시린 역사적 사건과 사실을 우리 자신의 경험과 포개어 공감할 수 있고 진실한 우정으로 교감하며 진정성 있는 소통을 개진할 수 있다. 이는 여전히 우리 인식 속에 관성으로 작동하는 문화적 편견과 왜곡된 이미지, 정치·경제적 차이를 넘어 진실한 공감과 깊은 공존으로 열리는 ‘우분투(Ubuntu,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말)’의 사건이 시작될 것이다. 이 새로운 상상력의 공간은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는 공간이 될 것이고 서로의 가능성을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장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연세대학교는 교책 연구원인 ‘아프리카연구원’을 설립해 새로운 상상을 통해 아프리카의 관계를 가깝게 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작년 2023년 10월에는 아프리카 11개국(이집트, 튀니지, 모로코, 가나,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콩고, 르완다, 탄자니아, 잠비아, 시에라리온)의 주한 대사와 관계자를 초청해 ‘대사와의 대화’를 열었고 아프리카 11개 대학 총장 및 고위 관계자 20여 명과 ‘연세 & 아프리카 대학 이니셔티브’를 개최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학술 연구와 함께 인적 개발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6월 4∼5일 곧 다가오는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연세대 윤동섭 총장은 아프리카 정상들을 학교로 초청해 먼 아프리카가 아닌 가까운 이웃으로 아프리카에 다가가려는 의지를 구체화하고 있다.
방연상 연세대 아프리카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