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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르펜, 伊멜로니에 구애… “유럽의회 선거 극우 연대”

입력 | 2024-05-29 03:00:00

反이민-민족주의 강성 발언 공통점
르펜, 獨극우 제명되자 빈자리 채우기
멜로니 “아무것도 배제 안해” 확답 피해




다음 달 6∼9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대표 극우 여성 정치인인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RN) 의원(56)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47)에게 연대 러브콜을 보냈다. ‘극우 여걸’로 불리는 두 정치인이 손을 잡을지 주목받고 있다.

르펜 의원은 26일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 인터뷰에서 “지금이야말로 단결해야 할 때”라며 “유럽의회에서 두 번째로 큰 정치그룹이 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공식 연대를 제안했다.

르펜 의원이 이끄는 RN은 유럽의회 내에서 일종의 교섭단체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에 속해 있다. 또 다른 이탈리아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 전 부총리의 ‘동맹’ 또한 ID에 속해 있다. 이곳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이탈리아형제들(FdI)’ 또한 들어오라고 손짓한 것이다.

이 제안은 독일의 극우정당 ‘독일대안당(AfD)’이 ID를 떠난 직후에 나왔다. ID는 최근 나치 친위대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AfD 의원 9명을 제명했다. 이에 따른 빈자리를 FdI를 통해 채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멜로니 총리가 르펜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멜로니 총리는 26일 관련 질문을 받고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현직 총리라는 자신의 위치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반면 2027년 프랑스 대선에서 집권을 노리는 르펜 의원은 멜로니 총리와의 연대를 통해 세력을 키워야 할 필요성이 상당하다.

두 사람은 모두 반(反)이민 정서를 자극하는 민족주의적 발언을 통해 인기를 얻었다. 차이점도 있다. 르펜 의원은 RN의 전신 ‘국민전선’의 창립자인 극우 정치인 장마리 르펜의 딸이다. 멜로니 총리는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란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주요국 지도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약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독일을 국빈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6일 베를린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만났다. 두 정상은 유럽 곳곳의 극우 세력을 비판하고 민주주의 연대를 촉구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