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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아들 위해 1300km 걷고 있는 30대 칠레 엄마

입력 | 2024-05-29 03:00:00

치료비 마련하려 한달전 여정 시작
곳곳서 응원속 성금 53억원 모여
오늘 수도 도착해 대통령 만날 예정



희귀 질환을 앓는 다섯 살짜리 아들의 치료비를 성금으로 모으기 위해 1000km가 넘는 거리를 한 달째 걷고 있는 칠레 여성 카밀라 고메스 씨(가운데). 사진 출처 고메스 씨 인스타그램


“모두의 응원 덕분에 불가능해 보였던 일을 이뤄냈습니다.”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다섯 살짜리 아들 토마스 로스의 치료비를 성금으로 모으기 위해 1000km가 넘는 거리를 걷고 있는 칠레 여성 카밀라 고메스 씨(32)가 모금 한 달 만에 35억 페소(약 53억 원)를 얻었다.

27일(현지 시간) 칠레 매체 비오비오칠레 등에 따르면 고메스 씨는 아들의 약값을 마련하려고 지난달 28일부터 로스라고스주 앙쿠드에서 출발해 수도 산티아고까지 1300여 km를 걷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로스는 근육신경 계통의 난치성 질환인 ‘듀센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다. 유전성 질환인 이 병에 걸리면 보행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조차 어려울 정도로 근육이 약해진다. 완치도 어렵고 치료비 또한 최소 수십억 원에 이른다. 뾰족한 수가 없던 고메스 씨는 치료비 마련을 위해 걷는 것을 택했다.

그가 걷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소방대원, 주민 등 전국 곳곳에서 그의 여정에 합류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각지에서 성금 또한 몰려들었다. 덕분에 고메스 씨는 목적지 산티아고에 도착하기 전에 35억 페소라는 큰돈을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들과 비슷한 병을 앓는 모든 어린이를 위해 원래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걷겠다”고 밝혔다.

고메스 씨는 29일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과도 만나기로 했다. 그는 “희귀질환을 겪는 환자와 가족들의 어려움을 대통령에게 알리겠다”며 “이후 모인 성금을 가지고 미국의 전문 의료기관으로 가서 아들을 치료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