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를 매단 채 주행하는 B 씨 SUV.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2024.5.29.뉴스1
“‘아, 이건 큰일이 났구나. 따라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정민수씨(가명·30대)는 지난 3월 31일 새벽 3시 40분쯤 자신의 차로 경기 시흥시 신천동 한 사거리 교차로에 지인을 바래다주는 과정에서 수상한 상황을 목격했다.
스포츠유틸리티(SUV)가 조수석에 A 씨(50대)를 매단 채 그대로 주행하고 있던 것이다. 정 씨는 곧바로 SUV를 뒤따라가며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정 씨 역시 9㎞에 걸쳐 추격전을 이어가며 포기하지 않았고, B 씨는 끝내 인천 논현동 한 주택가에서 붙잡혔다.
SUV 운전자는 막다른 길에 다다르자, 차량을 버리고 도주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정 씨가 실시간으로 112 상황실에 B 씨 위치를 알린 덕에 신속하게 검거할 수 있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는 앞서 음주운전을 하다 A 씨의 쓰레기수거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 됐다. 이후 A 씨가 다가오자 도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B 씨 검거 현장.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2024.5.29.뉴스1
김신조 시흥경찰서장은 “뺑소니범 검거에 큰 도움을 준 정 씨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큰 피해 없이 시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3월부터 시민이 범인 검거에 기여한 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하는 ‘평온한 일상 지키기’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찰은 민·관·경 협력치안제도인 시민안전모델을 고도화하고, 시민의 공동체 치안 활동 실천사례를 공유해 누구나 자연스럽게 치안에 동참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시흥=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