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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걸리는 것보다 더 오래 산다는 ‘이 암’의 정체

입력 | 2024-05-29 13:49:00

ⓒ News1 DB


갑상선암은 진행이 더디고 예후가 좋아 ‘거북이 암’이나 ‘착한 암’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이를 믿고 방심하면 갑상선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위험한 암이 된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갑상선은 목을 뒤로 젖혔을 때 나타나는 흔히 ‘목젖’이라고 부르는 갑상연골 아래에 나비 모양으로 기도를 감싸고 있는 내분비기관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갑상선암 환자는 10만명당 68.6명 발생해 3년 연속 암 발생 1위였다. 특이한 점은 이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이 100.1%라는데 있다.

갑상선암 환자가 5년 살 확률이 암에 안 걸린 사람이 5년 살 확률보다 높다는 의미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치료가 불필요한 사례까지 찾아낸다는 이유에서 ‘과잉 진단’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 의료진들은 “증상이 없는 암이라 증상이 느껴진 뒤에 검사를 받는다면 이미 늦었다”고 전했다. 갑상선암이 진행되면 몇 가지 전조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 News1

목소리가 변했거나 목을 만졌을 때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숨쉬기가 힘들게 압박 증상이 느껴지는 경우는 검사를 꼭 해보는 게 좋다.

송정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건강검진이 보편화돼 젊은 연령대에서도 암을 발견하고 있다. 대부분 초기”라면서도 ‘착한 암’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고 소개했다.

갑상선암은 분화 갑상선암, 수질암, 미분화 갑상선암 등으로 나뉜다.

분화 갑상선암은 종양 형태가 유두처럼 한곳에 모여 자라는 ‘갑상선 유두암’과 소포에 생긴 주머니 모양의 ‘갑상선 여포암’으로 또 구분한다. 갑상선암 중 가장 흔한 건 갑상선 유두암이다.

기본적으로 갑상선암은 수술적 치료가 원칙이다. 재발률이 20%에 이르고 임파선이나 기도, 식도, 뇌와 심장으로 가는 주요 혈관 등으로 전이된다면 치명적인 결과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다만 미분화 갑상선암은 갑상선암 전체 환자의 1% 미만인 데다 주변 장기로 전이가 빨라 예후가 나쁘다.

치료하지 않으면 보통 3개월 이내 사망할 수 있으며, 치료한 환자 역시 1년 이상 생존율이 약 20%밖에 되지 않는다. 갑상선 유두암과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면 의사와 충분한 상의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게 좋다. 기존 수술은 목 부위를 약 5㎝ 절개한 뒤 수술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목에 상처 없이 내시경·로봇을 이용한다.

내시경·로봇 수술은 수술 부위를 열지 않는 대신 겨드랑이 등의 부위에 작은 구멍을 뚫고 여러 가지 내시경 수술 장비를 집어넣은 뒤 화면으로 환부를 보면서 수술 부위를 절제한다.

특히 로봇수술은 내시경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부위도 여러 각도로 움직이는 로봇팔을 이용해 수술이 가능하다.

겨드랑이와 유두를 통한 접근법부터 귀 뒤편 후이개를 통한 접근법, 입 쪽으로 들어가는 경구강 접근법까지 흉터를 남기지 않는 여러 가지 수술 방법들이 개발돼 있다.

갑상선암은 방사선 노출 외에 알려진 원인이 없다. 따라서 예방하기 위한 생활 습관 역시 따로 있지 않고 암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으로 알려져 있는 걸 지키면 된다.

수술 이후 특별히 주의해야 할 음식도 없다.

송 교수는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해조류를 피해야 한다고 아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돕는 차원에서 2주간 해조류 섭취를 제한하는 내용이 와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한국인은 해산물 및 해조류를 즐겨 먹기 때문에 외국인보다 10배가 넘는 요오드를 섭취한다.

이렇게 많은 양의 요오드를 섭취하더라도 우리 몸은 체내의 요오드의 양을 적절히 조절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평소 습관대로 음식을 먹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갑상선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균형 잡힌 식단을 골고루 섭취해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송 교수는 당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