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상담원,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을 위한 기초조사' 실시 응답자 중 65%,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학교폭력 등 경험해서' 응답자 46.4%, 고립·은둔 전 '부모가 때리거나 꾸짖고 모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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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과 가정폭력이 청소년의 고립·은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29일 발행한 ‘청소년상담 이슈페이퍼’ 5월 2호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전했다.
청소년상담원은 지난해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을 위한 기초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조사대상은 전국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및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종사자 중 고립·은둔 청소년 상담 경험이 있는 140명의 상담자였다.
조사 결과, 65%가 고립·은둔의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학교폭력 등을 경험해서’라고 대답했다. 52.9%는 가족 갈등, 가정폭력, 부모의 이혼 등 가정문제로 인한 돌봄의 부재와 양육 태만을 꼽았다. 또 상담자 중 36.4%는 부모의 과잉 통제, 과잉 보호 등 양육태도에 문제가 있었다고 봤다.
청소년의 고립·은둔 이전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학교·동네에서 괴롭힘이나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이 65.7%로 가장 높았다. 또 ‘부모님이 때리거나 꾸짖고 모욕했던 경험’이 46.4%로 뒤를 이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정서적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목격한 경험도 43.6%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청소년상담원의 조사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소년들은 우울, 불안 등 정신건강 상의 어려움을 겪으며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는다.
조사에 참여한 상담자 중 83.6%가 고립·은둔 청소년들이 우울을 호소하고 70.7%는 불안, 64.3%는 광장·사회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대답했다.
청소년상담원은 이 같은 결과와 함께 “현재 청년실업, 고립 등 청년 연령에 초점을 두고 정책 지원이 추진되고 있지만 많은 연구에서 고립·은둔은 청소년기에 시작된다고 한다”며 “청소년 시기에 적절한 발달과업을 완수하지 못할 경우 성인기까지 고립·은둔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고립·은둔 청소년 상담자는 “우울이나 불안을 가지고 있거나 자해, 자살 충동 등 약물치료가 필요한 고위기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많았다”라고 했다.
이에 청소년상담원은 지난해 고립·은둔 청소년 선별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고립·은둔 개념에 근거한 ‘고립·은둔 청소년 스크리닝 척도’를 개발한 바 있다. 3요인 13문항으로 구성된다. 기존 척도들이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대상연령이 광범위하고 당사자 혹은 부모가 보고하는 방식이라 상담자의 전문성이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통계청 사회조사를 토대로 사회적 고립 청소년의 비율을 5.2%인 약 14만명 규모로 추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