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검찰 고검 검사급(차장·부장검사) 인사에서 김건희 여사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의 김승호 형사1부장과 최재훈 반부패2부장이 유임됐다. 앞서 13일 검사장급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이 송경호에서 이창수로 교체되면서 김 여사 수사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이번 인사로 수사의 연속성이 유지되는 모양새다.
김 부장검사는 명품백 수수 사건을, 최 부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부임해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검사는 통상 1년 내에는 자리를 잘 바꾸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두 사람이 교체되면 불필요한 의혹이 나올 수 있었다. 그동안의 유동적 상황이 정리된 만큼 김 여사에 대한 지체 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이미 권오수 전 회장 등 다른 피의자들의 재판이 진행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고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해서는 기소도 불기소 결정도 하지 않고 사건을 끌어 왔다. 송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김 여사 수사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해 지난해 말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는 말까지 나왔던 만큼 검찰 인사에 어떤 의도가 있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수사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야권은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체되자 김 여사 특검을 압박해 왔다. 검찰 수사는 야권이 주장하는 특검이 불필요할 정도로 철저해야 한다. 야권이 특검을 강행하더라도 검찰이 수사한 결과 이상의 내용이 나오지 않아야 특검의 정략적 이용을 막을 수 있다. 철저한 수사만이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고 불필요한 정쟁을 막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