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유럽이 원산지인 아스파라거스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채소다. 숙취해소에 좋은 아스파라긴산(아미노산의 일종)이 아스파라거스에서 처음 발견됐다. 유럽에서는 정력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중세 수도원에선 식용을 금지했다.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은 건강 채소라는 게 알려지면서 수요가 늘어 국내 재배면적도 늘고 있다. 4~5월이 제철이다.
아스파라거스를 먹은 후 소변에서 불쾌한 냄새를 맡고 어리둥절한 경험을 하는 이가 꽤 많다. 이를 ‘아스파라거스 신드롬(증상)’이라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10명 중 4명이 아스파라거스 신드롬 증상을 보인다. 냄새는 아스파라거스산이 분해하면서 발생한다. 이 무독성 화합물은 황을 포함하고 있어 섭취 후 소변 냄새에 영향을 미친다. 썩은 계란, 천연 가스, 스컹크 스프레이가 아스파라거스산과 같은 황 화합물이다.
우리 몸은 아스파라거스를 소화할 때 황 함유 부산물을 생성하며, 소변을 통해 배출한다. 몸 밖으로 배출된 황 화합물은 즉시 증발해 바로 코로 전달된다. 자극적인 냄새의 주된 원인은 메탄티올이다.
하지만 아스파라거스를 먹은 모든 사람이 거북한 냄새를 맡는 것은 아니다. 건강매체 베리웰 헬스 등에 따르면 그런 사람들은 소변에서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는 황 함유 부산물을 생성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연구자들은 믿는다. 이는 아스파라거스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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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 문제로 일부 악취를 맡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아스파라거스를 섭취한 6909명 중 남성 참가자의 58%와 여성 참가자의 62%가 소변에서 불쾌한 냄새를 맡지 못 했다. 10명 중 4명만이 달걀 썩은 내 비슷한 악취를 느낀 셈이다. 냄새를 맡지 못하는 사람들은 특정 냄새에 반응하는 후각 수용체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변형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이를 아스파라거스 후각 상실증(asparagus anosmia)이라 한다.
불쾌한 냄새 때문에 아스파라거스 먹기가 꺼려진다면, 이 채소에 진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스파라거스에는 비타민 A·B6·C·E·K, 칼슘, 구리, 엽산, 철분, 단백질 외에 식이 섬유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장 건강 개선에 도움을 주는 프로바이오틱스도 함유하고 있다.
항산화 효과가 있는 안토시아닌이라는 화합물도 포함하고 있다. 항산화제는 유해한 활성 산소를 제거하고 염증을 줄여주는 물질이다. 항산화 효과를 유지하려면 너무 과한 조리를 피해야 한다.
조리법은 다양하다. 일반 채소처럼 데치거나 굽거나 볶아 먹을 수 있다. 밀가루나 계란 등을 입혀 튀겨도 훌륭한 요리가 된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