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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커피, 일어나 90분 뒤가 최적? 검증 들어갑니다

입력 | 2024-05-30 11:27:00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루의 첫 커피, 언제 마시는 게 가장 효과적일까.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커피를 마시는 게 좋지 않다는 일부 ‘커피 전문가’의 주장을 온라인에서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이를 지지하며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하는 이도 있다.

주장의 요지는 ‘아침에 일어난 후 90분에서 120분 동안 카페인 섭취를 피하면, 더 자연스럽게 활기를 되찾고 오후의 피로를 막으며 더 나은 수면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미국 뉴욕 타임스가 29일(현지시각) 과학자들의 지식을 빌려 검증에 나섰다.

▼카페인이 작용하는 방식과 지속 시간▼

노스웨스턴 대학교 페인버그 의과대학의 카페인 연구원인 마릴린 코넬리스 박사에 따르면 우리 몸은 하루 동안 아데노신이라는 화학물질을 생성하며, 이는 뇌의 수용체에 결합해 졸음을 유발한다. 카페인은 이러한 수용체를 차단해 몸의 기운을 북돋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아침에 커피 첫 모금을 마신 직후에는 카페인의 자극 효과를 곧바로 느낄 수 없다. 애리조나 대학교 수면·건강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클 그랜더 박사는 카페인이 혈류에 흡수되고 뇌에 도달하여 각성효과를 나타내기까지 약 20~30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카페인 섭취에 따른 각성효과의 지속 시간도 사람마다 다르다.

유전적 요인에 따라 어떤 사람은 아침에 마신 한 잔의 커피로 거의 하루를 버틸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몸에서 카페인이 더 빨리 배출돼 몇 시간 내에 또 한 잔을 원할 수 있다. 코넬리스 박사는 “모두가 카페인에 다르게 반응한다”며 따라서 카페인 섭취 최적시간에 대한 일률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카페인 섭취 지연 주장의 근거와 반대 의견▼

그랜더 박사에 따르면 아데노신 수치는 수면 중에 감소하며 깨어난 직후 가장 낮다. 따라서 아데노신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카페인을 섭취하면, 아데노신 수치가 높을 때와 비교해 커피를 마신 효과가 낮을 수 있다. 이것이 아침에 카페인 섭취를 늦추라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보통 깨어난 후 30분에서 60분 사이에 첫 커피를 마시지만 최적의 시간에 관한 연구는 없으며, 개인적인 선호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침 카페인 섭취 지연의 또 다른 이유는 하루에 한 잔만 마시려는 경우다. 코넬리스 박사는 아침 늦게 커피를 마시면 대개 이른 오후까지 각성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랜더 박사는 아침 일찍 카페인을 섭취하는 게 몸에 해롭지는 않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전문가’들은 기상 직후 카페인을 섭취하면 생체시계를 조절하고 각성을 촉진하는 코르티솔 호로몬의 자연적인 상승을 방해하여 신체의 정상적인 각성 과정을 방해한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증거는 없다.

미 육군 소속 신경생물학자인 앨리슨 브레이저 박사는 카페인이 코르티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몇 가지 소규모 연구를 보면, 카페인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사람들의 경우 카페인이 아침 코르티솔 수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최적의 시간=내가 필요할 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브레이저 박사는 아침 일찍 깨어 있어야 하는 경우 카페인이 생명의 은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은 정신적 예리함과 신체적 수행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야간 교대 근무를 하는 소방관, 이른 아침 수술실에 들어가는 외과의사, 대형 트럭을 몰아야 하는 군인 등이 카페인 섭취를 늦추는 것은 재앙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브레이저 박사는 말했다.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카페인에 운동 능력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일찌감치 커피를 마시는 게 합리적이다.

그랜더 박사는 몸의 에너지가 떨어지는 오후 중반쯤에 커피나 다른 카페인 음료를 한 잔 더 마시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단 취침 전 6시간 이내에는 카페인을 피하고, 숙면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8시간에서 12시간 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