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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기업, 정년 70세로 연장 확산…직책정년제도 잇달아 폐지

입력 | 2024-05-30 16:34:00

도요타, 스즈키 등 60세 이후 재고용 제도 확충
인력부족 대응 외에 고도의 생산기술 계승 도모



ⓒ뉴시스


일본에서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확충하는 움직임이 도요타, 스즈키, 니토리 등 대기업에서 확산되고 있다. 인력 부족이 심화되는 가운데 경험 많은 시니어 인력 활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3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가구·홈퍼니싱 전문 기업 니토리는 올해 7월부터 재고용 제도를 확충해 직원들이 원하면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한다.

이 회사의 정년은 60세다. 현재는 재고용 기간을 원칙적으로 65세까지로 제한하고 있지만 이를 70세로 연장한다. 재고용자의 보수 수준도 높이고 일정 이상의 관리직은 기본급이나 일부 수당을 동결한다. 정년 전과 비교해 최대 90%의 보수를 유지해 일할 의욕을 높이려는 목적이라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스즈키는 4월부터 재고용한 60세 이상의 사원의 급여를 현역 직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제도를 시작했다. 이는 인력부족에 대한 대응 외에 생산 기술의 계승으로 연결시키는 목적이 있다.

지금까지도 60세 이후의 재고용 제도는 있었지만, 급여가 크게 낮아지는 구조였다. 제도 개정 과정에서 젊은 층의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초임급을 큰 폭으로 올리고 육아 지원 확충 등의 대책을 함께 실시했다.

도요타자동차도 올 8월부터 65세 이상 재고용을 확대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 고도의 지식이나 기능을 갖추고, 직장에서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은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한다.

도요타의 정년은 60세이며, 65세까지의 재고용 제도가 있다. 현재 65세 이상 재고용제도는 없고 예외적으로 20여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8월부터는 재고용 대상을 전 직종으로 확대한다.

아사히맥주는 최대 70세까지 고용을 연장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58세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그룹 안팎의 구인 정보를 제공한다.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은 촉탁 재고용의 상한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연장했고, 도후쿠전력은 2025년부터 재고용 기간을 만 70세까지 단계적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밖에 일본의 지퍼 제조업체 YKK는 2021년 국내 사업체에서 정년제를 폐지했고, 자동차 제조업체 마쓰다도 2022년부터 60세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로 연장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5~69세의 취업률은 52.0%로, 전년 보다 1.2%포인트 증가해 3년 연속으로 50%를 넘었다. 2021년 시행된 개정 고령자고용안정법으로 70세까지 고용기회 확보가 기업의 노력의무(努力義務·위반 시 제재는 없음)가 된 것이 배경이라고 요미우리가 보도했다.

한편 50대 이후 일정한 연령이 되면 관리직에서 자동으로 제외하는 ‘직책정년제’를 도입하는 일본 기업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직책정년을 폐지하는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기업이 직책정년제를 채택하게 된 것은 1980년대 후반쯤이다. 연공서열형 인사로 세대교체가 막혀 직급에 따른 인건비 증대 등이 문제시되자, 강제적으로 세대교체를 추진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도입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건설업체인 야마토하우스공업은 2022년 4월 직책정년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60세 이상의 직원 50여명을 원래의 관리직으로 복귀시키거나 계속 근무하도록 했다. 급여 삭감도 없앴고, 같은 직책이라면 60세까지 동일한 수준으로 지급하도록 했다.

일본의 종합 부동산업체 다이와하우스도 이전에는 60세가 되면 일률적으로 관리직에서 제외하는 직무정년제를 실시하고 급여나 상여금도 자동적으로 20~40% 삭감하는 구조였지만, 2년 전에 직무정년제를 폐지했다.

에어컨 등을 생산하는 공조기기 대기업 다이킨도 올해 4월부터 직책정년제를 폐지했다. 이 회사는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고, 지금까지 56세였던 관리직의 직책 정년을 없앴다. 59세 이하에 적용하던 자격등급, 평가, 임금제도를 정년인 65세까지 계속 운용하는 제도로 변경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