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당시 정해진 시간에 해고를 면할 정도로만 일하면서 사실상 사직 상태처럼 지냈던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에 이어 조용한 휴가라는 개념까지 생긴 것이다. ‘조용한 사직’이 “받는 돈 이외의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강하다면 ‘조용한 휴가’는 “상사의 압박이 심한 사무실 대신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는 뜻이 크다.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이 4월 26~28일 직장인 11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M세대 근로자 중 37%가 ‘상사나 고용주에게 알리지 않고 쉬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X세대(1965~1980년생)’와 ‘Z세대(1997~2012년생)’ 응답자가 각각 24%만 ‘그렇다’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적지 않은 회사나 상사가 공식 휴가를 냈을 때도 업무를 지시하는 경향이 잦다는 것 또한 이들이 휴가를 내지 않는 이유로 거론된다. 해리스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6%가 “휴가 중에도 상사의 메일을 받았다”고 답했다. 56%는 “휴가 중에도 업무 관련 전화나 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조용한 휴가를 막기 위해 유급휴가 일수를 늘리는 방안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리스폴에 따르면 매년 11~15일의 유급휴가를 보유한 근로자는 휴가 일수를 다 사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16일 이상을 받으면 휴가 사용률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매 분기마다 일정 일수의 휴가를 사용하게 하는 방법이 더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