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있거나 쓰러질땐 심판이 말려 전원 몰려나와도 ‘일대일’로 맞짱
30일 캐나다 아이스하키리그 메모리얼컵 경기에서 런던 나이츠의 랜던 심(왼쪽 90번)과 새기노 스피릿의 브레이든 하시(오른쪽)가 주먹다짐을 하고 있다. 새기노=AP 뉴시스
30일 캐나다 아이스하키리그 메모리얼컵 대회 런던 나이츠와 새기노 스피릿 경기 1피리어드에 일명 ‘하키 파이트’로 불리는 주먹다짐이 벌어졌다. 런던의 랜던 심(20)과 새기노의 브레이든 하시(21)가 서로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경기에선 런던이 4-2로 이겼다.
아이스하키에서 ‘보디체크’는 경기 규칙에도 나오는 기술 가운데 하나이지만 하키 파이트는 페널티가 따르는 엄연한 반칙이다. 그런데도 심판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하키 파이트를 한동안 방관할 때가 많다. 그리고 관중들은 환호하기도 한다. 하키 파이트는 아이스하키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고 팬들은 볼거리로 여긴다. 패색이 짙은 안방 팀이 홈팬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일부러 상대 선수를 자극해 하키 파이트를 벌일 때도 있다.
1875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아이스하키 공식 경기가 처음 열린 이후 초창기엔 경기 도중 하키 스틱을 휘두르며 싸우는 일이 종종 있었다. 크게 다치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는 선수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주먹싸움 정도에서 해결을 보라’는 식으로 방관하기 시작하면서 자리 잡게 된 게 하키 파이트다.
하키 파이트를 대비해 일종의 ‘전문 싸움꾼’인 인포서(enforcer)를 두는 팀도 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등에서 이런 역할을 맡는 선수를 두고 팬들은 ‘군(goon·불량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