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대 4695명 모집] 3곳중 1곳 ‘권고치’보다 적게 선발… “우수 인재 불충분… 늘리기 부담” 충청권, 고교 1곳당 2.4명 입학가능… “수도권 초등생, 지방유학 늘어날 것” 대학별 모집 요강 발표 오늘 마무리
전국 의대 및 의학전문대학원 40곳의 내년도 모집인원이 전년 대비 1540명(정원 외 포함) 늘어난 4695명으로 확정됐다. 비수도권 의대 26곳은 모집 인원 중 1913명(59.7%)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정부는 의대 졸업생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지역인재전형 60% 이상’을 권고했지만 비수도권 의대 3곳 중 1곳은 “지역 내 우수 인재가 충분치 않다”며 그보다 낮은 비율만 선발하기로 했다.
● 지역인재 비율 호남은 70%, 강원은 38%
30일 교육부는 각 대학이 제출한 ‘2025학년도 의대 대입전형 시행계획 주요 사항’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비수도권 의대의 내년도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은 1913명으로 2024학년도 대비 888명(86.6%) 늘었다. 지역별 모집인원 대비 지역인재전형 비율은 호남권이 70%로 가장 높고 부산·울산·경남권(65.7%), 충청권(63.6%), 대구·경북권(62.1%), 제주(50%), 강원권(37.6%) 순이었다.
전체 고3 재학생 41만여 명 중 강원 지역 재학생은 1만 명으로 2.5% 안팎에 불과한데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 중 비율은 9%가량을 차지한다. 그런 만큼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급격히 늘리면 수학능력이 부족한 학생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강원 지역 대학 3곳 외에도 제주대, 인제대, 계명대, 고신대, 충남대 등 5곳이 정부 권고치 미만으로 제출했다. 또 동아대, 부산대, 한림대 등 3곳은 지난해 공고했던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원안보다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줄였다. 반면 전남대(78.8%)와 경상국립대(72.5%)는 지역인재선발로 70% 이상 뽑겠다고 했다.
단국대 천안캠퍼스는 내년부터 지역인재전형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 학교는 의대가 충남 천안시에 있지만 분교가 아닌 수도권 소재 본교(경기 용인시)의 이원화 캠퍼스라 법적으로 지역인재전형 선발 의무가 없다. 이 대학 관계자는 “지역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만큼 2026학년도부터 지역인재전형으로 60%를 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충청권 대폭 늘어… “지방 유학 초등생 늘 것”
대학들은 지역인재전형의 81%는 수시모집, 19%는 정시모집으로 뽑겠다고 밝혔다. 다만 수시로 모집하는 경우 의대 대부분이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요구하고 있어 실제 합격 비율은 낮아질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역인재 선발 인원을 확실히 늘리려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낮춰야 한다. 일부 학교는 이번에 완화했다”고 밝혔다.
● 대학별 요강 31일 발표… 입시 본격화
각 대학이 31일까지 학교 홈페이지에 시행계획 변경사항과 함께 수시 모집요강을 발표하면 의대 증원 절차가 공식 마무리되고 대학들도 입시 단계로 돌입하게 된다.
다만 일부 대학에선 아직 의대 증원을 반영한 학칙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서 두 차례 교수평의회에서 학칙 개정안이 부결됐던 경북대는 30일 학장 회의를 열어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꼼수를 부렸다”는 내부 반발이 나오고 있다. 충남대에선 이날 대학평의원회에서 학칙 개정안이 부결됐는데 재심의 없이 총장이 직권으로 공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수평의회와 대학평의원회 등은 심의권만 있고 결정권은 없다. 나머지 대학은 이미 학칙 개정을 완료했거나 공포만 앞둔 상황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