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채 상병 특검-전국민 지원금 발의 이재명 “몽골기병처럼 입법속도전” 조국당 1호 법안은 ‘한동훈 특검’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오른쪽)와 민병덕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국회 의안과에 당론 1호 법안인 ‘민생회복지원금 특별조치법과’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임기 첫날인 30일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법’을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했다.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한동훈 특검법’을 첫 당론 법안으로 제출했다. 192석의 야권이 22대 국회 개원 첫날부터 정부·여당을 향한 전방위 총공세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지난 국회에서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뤘음에도 처리되지 못하거나 정부·여당에 의해 거부된 법안들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며 “개원 즉시 몽골 기병 같은 자세로 민생입법과 개혁입법 속도전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는 이전의 국회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민생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싸움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투쟁의 뜻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 후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후 21대 국회에서 최종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을 일부 수정해 다시 발의했다. 특검 수사 범위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을 추가했고,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비교섭단체에도 특검 추천권을 부여하도록 기존 법안을 수정했다. 또 대통령이 특검 후보를 추천받은 뒤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후보 중 연장자가 자동으로 임명되도록 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한 전 위원장을 둘러싼 고발사주 의혹과 한 전 위원장의 자녀 논문 대필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했다.
개원 첫날부터 ‘당론 입법 공세’에 나선 야권과 달리 국민의힘은 이날 별도의 당론 법안을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하는 의원 워크숍을 거쳐 당론 1호 법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워크숍을 찾아 “이제 지나간 것은 다 잊어버리고 우리가 한몸이 되자”라며 “나도 여러분과 한몸으로 뼈가 빠지게 뛰겠다”고 말했다.
더 세진 野 특검법 “대통령, 3일내 특검 임명 안하면 자동결정”
巨野, 22대 국회 첫날부터 강공
與 “대통령 임명권 박탈 위헌”… 조국당에도 사실상 특검 추천권
민생지원금, 정부 재정지원 의무화… 정부 예산편성권 침해 논란 일듯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 첫날부터 조국혁신당 등 비교섭단체에도 특검 추천권을 부여한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과 정부 행정권을 침해한다는 ‘처분적 법률’ 논란이 있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법’을 1호 당론 법안으로 발의하며 몰아치기에 나섰다.與 “대통령 임명권 박탈 위헌”… 조국당에도 사실상 특검 추천권
민생지원금, 정부 재정지원 의무화… 정부 예산편성권 침해 논란 일듯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등 윤석열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모든 법안을 추가로 당론으로 발의해 나가겠다고 예고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 과정에서 불거진 ‘술자리 회유 사건’ 등에 대한 특검법도 다음 달 3일 추가 발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앞에서는 민생을 말하면서 뒤에서는 방탄에만 골몰하는 검은 속내”라고 반발하면서 개원 첫날부터 정국이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 조국혁신당에 특검 추천권 부여 가능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특검 추천 및 임명 과정도 또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특검법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특검 후보 4명 중 민주당이 2명을 추려 대통령에게 최종 추천하도록 했지만, 수정안은 변협 추천 과정 없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임의로 1인씩 총 2인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조국혁신당에 특검 추천권을 준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특검 후보 추천을 받은 대통령이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연장자가 자동으로 특검에 임명되도록 한 부분을 두고 “대통령의 공무원 임명 권한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특검에 전례가 없는 조항”이라면서도 “3일 이내 임명해야 한다는 법을 따르지 않는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지, 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이날 1호 당론 법안으로 함께 발의한 전 국민 대상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법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반드시 똑같이 지급하라는 주장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선별 지급 방식 수용 여지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못 박으면서 협상의 여지가 더욱 작아졌다.
특별법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사실상 의무화하고, 지급 시기도 법안 통과 후 3개월 이내로 못 박은 점 등을 두고는 정부의 행정권을 침해하는 처분적 법률 성격을 갖는다는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민병덕 의원은 “지급 시기와 금액을 정하는 데 있어 행정부에 재량권을 줬다”며 “처분적 법률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정부 및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을 의무화한 것이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행정이 하지 않고 있어서 국회가 그것을 법으로 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당론 입법 공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는 재의 투표도 할 수 없었다”며 “정말 비겁하고 쪼잔한 정권이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묻지 마 거부권을 남발한 법안들을 민주당이 반드시 다시 관철하겠다”고 했다.
● 與 “대통령 특검 임명권 박탈은 위헌”
채 상병 특검법에서 특검 추천권을 비교섭단체에까지 확대한 것을 두고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조국혁신당은 입법권을 남용해 정치 보복하겠다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에게 추천권을 주는 게 맞느냐”고 했고,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으면 연장자가 자동으로 특검에 임명되는 조항에 대해서는 “대통령 특검 임명권까지 박탈해 위헌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도 “현금 살포 포퓰리즘이다. 행정입법권까지 침해하는 지역화폐 지급 법안을 민생회복 지원 대책이라며 22대 국회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어려운 사람을 지원하는 예산은 본예산에 반영해 안정적으로 지급해야 하고, 지난해 예산안에 관련 지원액을 충분히 담았다”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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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