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트럼프, 유죄에도 출마 문제없지만…표심 악영향 불가피

입력 | 2024-05-31 08:28:00

미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유죄 평결
대선 前유죄 확정 어렵고, 확정돼도 출마 자격 유지
지지층 이탈 전망…바이든 캠프는 '범죄자' 공세



ⓒ뉴시스


30일(현지시각)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관련 재판에서 모두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6개월도 남지 않은 미 대선 판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항소할 것이 뻔하고, 유죄라 하더라도 대선 출마 자격엔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미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유죄 평결이란 불명예를 썼기에 대선가도에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비용 장부조작 의혹과 관련한 34개 혐의에 대해 배심원단으로부터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았다.

유무죄를 가리는 평결은 12명의 배심원 만장일치가 이뤄지는데, 약 6주간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모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죄라고 판단한 것이다.

유죄 판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올해 대통령 선거 출마에 직접적인 장애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7월 형량 선고가 내려지는 즉각 항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후 대법원 상소도 가능한 만큼 대선 전에 유죄 확정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거나, 유죄가 확정된다해도 대선 출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미 헌법은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 ▲35세 이상 ▲최소 14년 이상 미국 거주 등 3개 조건만 충족하면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설령 교도소에 수감돼도 출마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번 평결이 대선 가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에서 일부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발표된 CNN과 SSRS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의 24%는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판단을 재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 24일 발표된 에머슨대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5%가 유죄 판결이 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응답을 내놨다.

대선 상대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남은 5개월 기간 동안 범죄자 프레임으로 공세를 펼 것이란 점도 트럼프 캠프에는 부담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건 외에도 대선 전복 시도, 기밀문건 유출 의혹 등으로 세 차례 더 기소돼 재판을 받아야 한다.

당장 바이든 캠프는 X(옛 트위터)에 “트럼프는 항상 사익을 위해 법을 어겨도 처벌을 받지 않을 거라는 그릇된 믿음을 가졌다”며 “트럼프를 집무실에서 쫓아낼 방법은 투표함뿐이다. 유죄 판결을 받았든 아니든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다만 예상외로 대선 판도에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 5일 ABC방송과 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유죄 확정시 지지를 재고하거나, 지지를 철회한다는 답변지를 나누었는데 더이상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 16%가 재고하겠다고 답했으나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ABC방송은 단기적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더라도 아직 대선까지는 5개월이 남았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잃어버린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음담패설이 담긴 ‘액세스 헐리우드’ 녹취록이 공개돼 지지율에 큰 타격을 받았지만, 대선 전 지지율이 빠르게 회복됐다고 방송은 언급했다.

하지만 현재 다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작은 지지율 이탈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