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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男 마약 처방’ 의사에 불법촬영 당한 여성, 끝내 숨져

입력 | 2024-05-31 10:03:00


롤스로이스 돌진 사건 가해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혐의를 받는 40대 염모 씨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 밖으로 나가고 있다.  2023.12.27/뉴스1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남성에게 마약류를 처방하고 환자들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 염모 씨로부터 피해를 당한 여성이 최근 숨졌다.

29일 유튜브 ‘카라큘라 미디어’에는 11분 45초가량의 한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롤스로이스 사건 가해자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40대 의사 염 모 씨에게 수면마취 상태에서 불법 촬영 피해를 당한 여성 A 씨가 최근 세상을 등졌다. 젊은 여성이었던 A 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6명의 법률 대리를 맡은 김은정 변호사는 “어느 날 갑자기 피해자(A 씨) 어머님께서 급한 일이 있어서 저랑 통화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며 “그때 위독한 상태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고, 얼마 전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1월 24일 염 씨에 대한 공소장이 접수되고 지금까지 3번의 재판이 열렸다. 하지만 수개월 동안 피해자들에게 사과나 합의 과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냐’ ‘(가해자가) 미안해하고는 있는 거냐’, ‘도대체 언제쯤 끝이 나는 거냐’며 힘들어했다고 한다.

염씨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김은정 변호사. /유튜브 ‘카라큘라 미디어’ 갈무리



김 변호사는 “(염 씨가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피해회복에 대한 노력은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제 생각으로는 어차피 (피해 여성들과) 합의를 보더라도 중형이 예상되는 상황이니 최대한 시간을 끌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어머니가 우시는데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며 “피해자의 사망으로 피고인의 죄질에 대해서 더 엄히 판단될 것으로 기대하고, 최대한 엄벌에 처해질 수 있도록 양형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염 씨는 마취에서 깨지 않아 회복실에 남은 여성 환자 10여 명을 상대로 불법 촬영을 하고 일부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9일 염 씨에 대해 징역 20년에 벌금 500만 원을 구형하고, 10년간 전자발찌 착용을 요청했다. 염 씨의 최종 선고는 오는 6월 13일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