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 ‘추억’에 대한 사전적 정의입니다. 보통 과거에 좋았던 일들을 회상하는 데 많이 쓰는 말입니다. 그리고 과거의 좋았던 경험에 기반한 특성상 추억은 돈으로도 살 수 없다고도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이를 게임 시장에 대입해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최근 몇 년간 게임 시장에 추억의 레트로 게임의 리마스터 혹은 리메이크 열풍이 불면서, 성인이 된 이용자들이 어린 시절에 즐겼던 게임들이 대거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돈을 쓰면 어린 시절 즐겼던 추억의 게임이나 게임기를 그 시절 그대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과거의 추억을 그저 간직하는 것이 그치지 않고 현재 진행형으로 바꿀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추억이 돈이 되는 시장이 열린 셈입니다.
슈퍼 패미컴 미니 (출처=닌텐도)
지난 2015년 이후로 게임 시장에는 레트로 게임기 열풍이 일었습니다. 80~90년대를 장식한 추억의 게임기들이 복각되어 돌아왔죠. 과거 뚱뚱한 브라운관에 TV에 AV 케이블을 연결하며 즐겼던 이용자들은 최신 TV에 HDMI 케이블을 연결해 그때 그 추억의 게임에 빠져들었습니다. 브라운관 특유의 부드러운 화면이 아닌 LCD의 칼 같은 화면이 다소 어색했지만, 게이머들이 추억에 빠져들게 만드는 데는 큰 문제가 아니었죠.
우리나라에서는 패밀리나 현대 컴보이로 잘 알려진 닌텐도의 패미컴부터 시작해 슈퍼 패미컴이 ‘미니’라는 이름을 붙여 다시 등장했습니다. 특히 이 게임기들에는 각종 게임도 미리 탑재되어 있었는데요. ‘갤러그’부터 시작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팩맨’, ‘스트리트 파이터 2 터보’ 등 시대를 풍미한 게임이 잔뜩 들어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복각된 재믹스 미니 (제공=네오팀)
이 외에도 ‘킹 오브 파이터’ 시리즈 등 유명한 오락실 게임을 다수 보유한 네오지오 진영에서도 네오지오 미니를 선보였고, 격투 게임에 특화한 아케이드 스틱 형태의 게임기까지 준비했습니다. 또 국내의 한 팀은 추억의 게임기 재믹스를 복각하며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우리 돈 약 22억원에 판매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출처=랠리)
●리마스터와 리메이크 그리고 클래식
게임 시장에는 리마스터와 리메이크 열풍도 불었습니다. 리마스터와 리메이크는 추억의 게임을 그때 그 시절 모습 그대로 즐기는 것이 아닌 한층 강화된 모습으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리마스터는 과거 게임의 해상도를 높이거나 사운드를 강화하는 비교적 간단한 형태, 리메이크는 과거 게임을 기반으로 게임을 모두 다시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1편부터 6편까지 더 발전된 그래픽으로 만날 수 있는 ‘파이널 판타지 픽셀 리마스터’와 캡콤의 RE 엔진을 사용해 돌아온 ‘바이오 하자드 RE 2’와 같은 시리즈가 대표적이죠.
돌아온 추억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제공=라인게임즈)
22년 공개된 아이온 클래식 (제공=엔씨소프트)
●새로운 도전도 계속돼야
게임사들의 이른바 ‘추억 팔이’는 올해는 물론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입니다. 출시 30주년을 맞이한 기념비 적인 작품 ‘어스토니시아 스토리‘가 부활을 예고했습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1994년 손노리에서 개발해 PC 패키지로 출시한 RPG입니다. 거대한 맵과 매력적인 캐릭터들, 흥미로운 스토리로 방대한 세계관을 선보이며 당시 국산 게임 시장에 한 획을 그었죠. 게임은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닌텐도 스위치와 PC 등 멀티 플랫폼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플레이스테이션2을 주름잡았던 공포게임 ‘사일런트힐2’가 리메이크 버전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JRPG 팬의 많은 사랑을 받은 ‘드래곤 퀘스트 3’도 HD-2D 버전으로 개발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죠. 정말 다양한 추억의 게임들이 돌아올 예정입니다.
부활을 예고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제공=대원미디어 게임랩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