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와 가진 성관계 주장이 폭로되는 것을 막으려 입막음 돈을 지불하면서 이를 감추기 위해 회계 장부를 34차례 위조한 혐의가 모두 유죄로 평결됐다. 2024.05.31. [뉴욕=AP/뉴시스]
“유죄(Guilty).”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이 열린 뉴욕 맨해튼 법정. 그의 유죄 여부를 판가름하는 12명의 배심원단을 대표하는 배심원단 대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34개 혐의에 대해 약 3분간 총 34번 ‘유죄’를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결이 끝난 후 자신의 3남 2녀 중 이날 법정에 나온 차남 에릭과 악수했다. 에릭은 법정을 나오는 부친의 등에 손을 얹었다. 장녀 이방카는 인스타그램에 젊은 시절의 부친이 꼬마 소녀였던 자신을 안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사랑해요 아빠’라고 썼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재판에서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을 받은 뒤 고개를 숙인 채 굳은 표정으로 법원을 떠나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법정 밖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와 반대파들이 세 대결을 펼쳤다. 환호성을 지른 반대파의 목소리가 워낙 커 재판이 열렸던 법정 건물 15층 복도까지 들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조 바이든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도 환호가 터졌다고 덧붙였다.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무죄!(Not Guilty)”를 외쳤고 일부는 욕설을 퍼부었다. 일부 지지자는 ‘2020년 대선 사기’를 주장하는 의미에서 거꾸로 된 성조기를 흔들었다.
평결 전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 토드 블랑쉬 변호사의 표정은 밝았다. 두 사람은 얼굴을 가리고 웃으며 농담도 주고 받았다. 기소된 피의자 측이 이렇게까지 유쾌해 보인 적이 드물다고 영국 BBC는 논평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