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1R 최악의 12번홀 한 홀서 7오버파 ‘셉튜플 보기’
넬리 코르다가 31일 US여자오픈 1라운드 도중 그린 브레이크를 살피고 있다. 코르다는 이날 12번홀에서 7타를 잃는 ‘셉튜플 보기’를 범했다. 랭커스터=AP 뉴시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그리고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이미 6승을 거둔 넬리 코르다(26·미국)도 한 홀에서 7타를 잃을 때도 있다. 이름도 어려운 ‘셉튜플 보기’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코르다는 3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 출전했다. 10번홀(파4) 보기로 1라운드 경기를 시작한 코르다는 1오버파를 유지한 채 12번홀(파3)에 들어섰다. 길이 161야드(약 147m)인 12번홀은 그린 앞에 개울이 흐르는 구조다. 홀마저 개울 쪽에 붙어 있다.
코르다가 6번 아이언으로 날린 티샷이 그린 뒤에 맞은 다음 벙커로 굴러간 게 악몽의 시작이었다. 벙커에서 날린 두 번째 샷은 그린을 굴러 개울로 들어갔다. 벌타를 받은 뒤 ‘드롭존’에서 샷을 날렸지만 공은 다시 워터 해저드로 향했다. 그다음 샷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코르다는 공이 세 번째로 개울에 빠졌을 때는 자리에 주저앉아 얼굴을 감싸기도 했다. 코르다는 여덟 번째 샷을 한 뒤에야 공을 그린에 올렸다. 첫 퍼트마저 실패해 12번홀을 탈출하는 데는 총 10타가 필요했다.
코르다는 “나도 사람이다. 내게도 얼마든지 운수 나쁜 날이 찾아올 수 있다. 이제껏 좋은 경기를 해왔지만 오늘은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도 2020년 마스터스 마지막 날 12번홀(파3)에서 셉튜플 보기를 기록한 적이 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