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일대에서 열린 ‘’2024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2024.6.1/뉴스1
주말인 1일 서울 도심에서는 주최 측 추산 15만 명이 참가한 ‘제25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낮 최고 30도까지 오른 무더위 속에서 참가자들은 ‘YES QUEER!(예스 퀴어!)’라는 대회 구호를 외치며 “오늘만큼은 우리가 주인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는 2015년부터 서울광장에서 진행돼 왔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서울시가 기독교 단체 행사에 공간을 내주면서 광장 잔디밭이 아닌 을지로 일대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열렸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인근에서 동성애 퀴어행사 반대를 위한 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4.6.1/뉴스1
그러면서도 “오늘만큼은 주인공인 우리들이 여섯 빛깔 무지개 그리고 다양한 정체성을 상징하는 오색찬란한 플래그들을 펄럭이면서 서울 한복판을 우리의 자긍심으로 수놓아보자”고 외쳤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어린 아이부터 중장년층, 다양한 국적과 종교를 가진 인파로 붐볐다. 시민들은 무지개 망토를 몸에 두르거나 무지개 부채를 흔들며 더위를 행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행사에서는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부터 해외 대사관, 교회와 불교단체 등 다양한 단체에서 60여 개 부스를 운영했다. 남녀 구분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성중립 화장실도 곳곳에 비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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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왔다는 안나 씨는 “모국보다 한국에서 이렇게 나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밝히고 다닐 수 있어 홀가분한 감정”이라며 “서울시의 결정은 아쉽지만 그래도 한국에 있는 동안 매년 꾸준히 퀴어 축제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오후 2시쯤에는 주최 측 추산 15만 명이 축제 현장을 도로를 가득 채웠다. 교통 혼잡을 막기 위해 경찰은 축제 장소와 행진 경로 인근에 가변차로를 운영하고 교통경찰 190여 명을 배치하는 등 차량 이동과 보행을 안내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부터 중구 세종대로에서는 퀴어축제 반대 맞불집회가 열렸다. 시민단체 거룩한 방파제 등 집회 참가자 1만5000여 명은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