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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초계기 갈등’ 봉합에 더욱 공고해지는 ‘한미일 3각 공조’

입력 | 2024-06-01 20:35:00


한국과 일본이 지난 2018년 12월 이후 5년 넘게 양국 군사 교류·협력의 걸림돌로 꼽혀왔던 ‘초계기 사건’에 따른 갈등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국은 상호 소통 강화를 위한 공동훈련과 고위급 교류 등의 이행에도 약속하며 한일 군사 교류·협력의 ‘새로운 장’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이에 따라 한미일 3각 공조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이뤄진 합의에 대해 “한미일 안보협력의 ‘미싱 링크’(잃어버린 고리)였던 한일 간 국방 협력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한일은 이날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의 회담에서 ‘대한민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간 해상에서 함정·항공기의 원활하고 안전한 운용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합의문을 채택했다.

합의문에는 한일이 해상에서의 적절한 소통을 위한 주파수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본부 등 기존 통화 채널을 활용해 평소 소통 강화 및 신뢰 구축에 나선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은 “양측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더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합의를 했다는 건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일은 이번 합의의 확실한 이행을 위해 상호 교육 훈련을 하기로 했으며, 다른 교육훈련을 할 때도 통신훈련을 적극 시행하기로 했다. 그간 인도주의적 범주에서만 이뤄졌던 한일 양자훈련의 폭이 확대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일은 또한 국방당국 간 대화 활성화를 위해 △국방 차관급 회의 연례화 △국방정책실무회의 재개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 간 고위급 교류 재개 등에도 합의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새로운 챕터가 시작되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 한국 해군함이 근처로 날아온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공격 직전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사격통제 레이더를 가동했다는 일본 측 주장에 따라 불거졌다. 우리 측은 레이더 조사가 없었으며,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는 입장이다.

양국은 같은 입장을 유지하며 진실 공방을 벌였고, 이후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국방 당국 간 교류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후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에 따라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한일도 관계 회복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지난해 제20차 샹그릴라 대화에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과거를 따지지 말고 미래지향적으로 재발방지책을 만들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3월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소원했던 관계를 풀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자는 데 동의했고, 이어 8월 ‘캠프 데이비드 합의’ 이후 모든 분야 교류·협력이 확대되고 있었다”라며 “한미일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다년간의 3자 훈련 계획 수립 등 일부 교류는 계속 다시 복원돼서 하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한일 국방장관회담) 계기를 통해 한일 또는 한미일 협력이 보다 공식화되고 확대가 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며 “미국과도 한미일이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이번 초계기 갈등 봉합 이후에도 양국 간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면서 실질적인 협력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며 “재발 방지를 하면서 앞으로 한일 군 당국 간 소통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고,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한일 간 깊이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