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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분할’ 악재 만난 SK, 사업 재편-성과 확대 속도 높인다

입력 | 2024-06-03 03:00:00

이달 경영전략회의서 ‘리밸런싱’
투자 현황 점검-중복 사업 재정비
배당 확대-자사주 매입 등도 검토




그룹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편 작업이 한창인 SK그룹에 ‘재산분할’이라는 새로운 악재가 등장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이달 말 SK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그룹 리밸런싱 전략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최 회장의 이혼 소송 결과에 따른 지분 변화 가능성도 새로운 변수로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

2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그룹의 위기를 타개하는 것과 동시에 최 회장이 지분 17.7%를 보유한 SK㈜ 주식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라도 사업 재편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재산분할액 1조3808억 원을 마련하려면 최 회장이 SK㈜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지주사인 SK㈜ 지분을 통해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SK스퀘어, SKC 등을 지배하고 있다. 각 계열사 체질 개선과 성과 확대를 통해 SK㈜ 주가를 높일수록 SK㈜ 지분을 적게 매각해도 된다.

이에 따라 매년 6월 열리는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에서 이 같은 그룹 리밸런싱 방향성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취임 직후부터 각 계열사의 투자 현황을 전면 점검하고 중복 사업 재정비에 나서는 등 구조 개혁에 돌입했다. 적자 지속으로 위기를 맞은 배터리 밸류체인 개선과 에너지 계열사 유휴자본 매각 등 다양한 안들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와 주요 계열사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SK㈜ 최대 주주인 최 회장에 대한 현금 배당 확대 효과도 있다. 2심 선고가 나온 지난달 30일에도 자기주식 69만5626주의 전량 소각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매입가 기준 1198억 원 규모다.

재계에서는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SK㈜ 지분 매각이 실제 이뤄질 경우 그룹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노 관장 측 법률대리인이 전날 최 회장의 지분 매각 가능성과 관련해 “SK㈜의 우호 지분으로 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이날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 측은 이날 “대리인 가운데 한 변호사가 개인 의견을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SK그룹 지배구조, 우호 지분 등에 대해) 생각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