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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변화, 금융투자 결정에 핵심요인… 韓, 매력 떨어질 우려”

입력 | 2024-06-03 03:00:00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상관관계 분석
“인구 급증세 인도-印尼 유망 투자처… 투자자 사이 수익률 상승 기대 확산
한국은 생산가능인구 빠르게 줄어
혁신성 등 저하… 기피 대상 될수도”




전 세계가 저출산·고령화로 경제 저성장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인구 변화가 글로벌 투자금의 향방에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폭발적인 인구 성장세를 보이는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유망한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전 세계 204개국 중 가장 낮은 합계출산율을 기록한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생산가능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어 투자 매력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피델리티는 인구 변화가 투자 결정에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서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2040년 인구는 올해 인구 대비 각각 11.8%와 10.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의 경우 경제활동이 가능한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는 인도의 생산가능인구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1%씩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또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의 67.8%가 생산가능인구로 중위연령(중간나이)이 29.7세에 불과하다.

블랙록은 한 국가의 노동 연령 인구 증가와 주가 밸류에이션(주가 산정) 사이에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인도 증시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은 9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니프티50은 지난해 연간 19.4% 치솟았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도 3월 사상 최고치(7,433.31)를 찍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인구수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교육열이 높아 노동 생산성도 함께 향상되고 있어 외국인 투자가들 입장에서는 두 나라에 투자하면 수익률이 높을 거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는 한국은 생산성과 혁신성 둔화로 투자 매력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발간한 ‘2024년 인구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으로 인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 3657만 명에서 2044년 2717만 명으로 약 20년 사이 25.7%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첨단 산업 연구개발(R&D)에 투입돼야 할 예산이 고령층 복지 등 비생산적 분야에 쓰이게 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생산성은 물론 혁신성 둔화는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이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라고 볼 유인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